[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국 전역에서 노년층을 표적으로 삼아 평생 모은 은퇴 자금을 가로채는 신종 금융 사기가 급증하면서 연방수사국(FBI)이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FBI에 따르면 최근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현금·골드바 수거(Cash & Gold Bar Courier Scam)’ 사기는 피해자들에게 거액의 현금을 인출하거나 골드바를 구매하도록 유도한 뒤, 직접 수거책을 보내 자산을 가로채는 수법이다. 특히 피해자 상당수가 은퇴자와 고령층으로 나타나면서 당국이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기범들은 투자 전문가, 정부 기관 관계자, 은행 직원, 기술 지원 담당자 등을 사칭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한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를 통해 친분을 쌓은 뒤 투자 기회를 제안하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이나 암호화폐 투자 사기와 결합된 형태도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먼저 피해자의 신뢰를 얻은 후 “계좌가 해킹됐다”, “자산이 범죄에 연루됐다”, “정부가 계좌를 조사 중이다”, “안전한 자산으로 옮겨야 한다” 등의 거짓말로 불안감을 조성한다. 이어 피해자에게 은행에서 거액의 현금을 인출하거나 골드바를 구매하도록 지시한다.
이후 정부 기관 직원이나 보안 업체 관계자로 위장한 ‘수거책(Courier)’이 피해자의 자택이나 약속 장소를 방문해 현금과 골드바를 직접 넘겨받는다. 일부 사례에서는 수거책이 암호나 인증번호를 제시하며 실제 정부 관계자인 것처럼 행동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이러한 범죄의 가장 큰 특징이 현금과 금을 이용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을 통한 송금은 일정 부분 추적이 가능하지만, 현금이나 골드바가 범죄 조직에 넘어가는 순간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가 매우 어려워 피해 복구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당국은 특히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은퇴 후 모아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노년층이 범죄 조직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으며, 일부 피해자들은 평생 모은 은퇴 자금을 한순간에 잃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FBI는 “어떠한 합법적인 정부 기관도 현금이나 골드바를 구매해 전달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며 “FBI, IRS, 사회보장국(SSA), 재무부, 은행 등은 절대로 자택으로 직원을 보내 현금이나 금괴를 수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 제안을 경계할 것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의 투자 권유를 믿지 말 것 ▲정부 기관을 사칭한 금전 요구에 응하지 말 것 ▲거액의 현금 인출이나 금 구매를 요구받을 경우 반드시 가족과 상의할 것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FBI 또는 지역 경찰에 신고할 것을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사기범들은 피해자에게 비밀을 유지하라고 요구하거나 가족에게 알리지 말라고 압박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금이라도 의심이 든다면 즉시 대화를 중단하고 신뢰할 수 있는 가족이나 법집행기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FBI 인터넷범죄신고센터(IC3)에 따르면 온라인 금융 사기와 정부기관 사칭 범죄로 인한 피해 규모는 매년 수십억 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의 피해액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