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인근 해역에서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수십 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건물이 붕괴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강진으로 한때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어 해안가 주민 수만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PHIVOLCS)와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은 8일 오전 7시 37분경 민다나오섬 사랑가니주 마아심에서 서쪽으로 약 32km 떨어진 해역의 33km 깊이에서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코타바토 해구의 지구조적 침강(subduction) 운동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본진 이후 규모 6.7의 강한 여진을 포함해 130여 차례 이상의 여진이 지속해서 이어졌다. 이번 지진은 필리핀에서 1990년 이후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 중 하나로 기록됐다.
가장 중대한 타격을 입은 곳은 인구 72만 명의 항구 도시인 제너럴산토스다. 제너럴산토스 시내에서는 3층 규모의 대형 패스트푸드점(조리비) 건물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으며, 대형 쇼핑몰과 노틀담 대학 건물의 외벽이 붕괴하는 등 수십 채의 상업 및 주거용 건축물이 파손됐다.
인명 피해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사랑가니주에서 17명, 제너럴산토스에서 12명 등 최소 37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다쳤다. 사망자 대부분은 건물 잔해에 깔리거나 사랑가니주 글란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에 묻혀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너럴산토스의 한 2층 학교 건물에는 학생들이 갇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당국이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며, 최소 12명이 실종 상태다.
특히 지진이 발생한 당일은 현지 공립학교들이 두 달간의 여름 방학을 마치고 새 학기를 시작하는 첫날이었다. 다바오 옥시덴탈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아침 조회 도중 땅이 흔들려 학생들이 비명을 지르며 대피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제너럴산토스 국제공항은 활주로 및 시설 점검을 위해 잠정 폐쇄됐고, 국내선 항공기 17편이 무더기로 취소됐다.
지진 직후 필리핀 당국은 사랑가니, 다바오 옥시덴탈 등 남부 주요 해안 주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사랑가니와 술탄 쿠다라트 지역에서만 약 1만 가구 이상이 고지대로 긴급 대피했다. 실제로 사랑가니주 키암바와 마아심 해안에는 최고 1m(3피트) 높이의 쓰나미가 엄습해 말뚝 위에 지어진 해안가 가옥들이 파손됐다. 인도네시아와 팔라우 등 인근 국가의 해안에서도 소형 쓰나미 파도가 관측됐다. 쓰나미 경보는 발생 5시간여 만인 같은 날 오후 단계적으로 해제됐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재난대응 기관에 즉각적인 구조와 복구 작업을 지시하고 민다나오 지역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당국은 여진으로 인한 추가 붕괴 위험이 높은 만큼, 균열이 생긴 건물 내부로 절대 진입하지 말 것을 주민들에게 강력히 권고했다. <김선엽 기자>
사진 출처: 필리핀 현지 보도 스틸컷 및 구조 당국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