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N.C.=김선엽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발표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영주권 신청자는 본국으로 돌아가 신청해야 한다’는 방침에서 한발 물러섰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지난 30일 해당 방침이 모든 영주권 신청자에게 일괄 적용되는 규정이 아니라 개별 사안에 따라 심사관이 판단하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이민국(USCIS)은 지난 21일 정책 메모(PM-602-0199)를 발표하며 미국 내 신분조정(Adjustment of Status)을 통한 영주권 취득을 ‘예외적 구제조치(Extraordinary Relief)’로 규정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임시 체류 중인 외국인이 영주권을 원할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본국으로 돌아가 신청해야 한다”고 발표해 이민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H-1B 취업비자 소지자, 유학생(F-1), 교환방문자(J-1), 투자이민(EB-5) 신청자,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한 배우자들 사이에서는 “수년간 기다려 온 영주권 절차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급속히 확산됐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매년 100만 건 이상 영주권이 발급되며, 신청자의 절반 이상이 미국 내에서 I-485 신분조정 절차를 통해 영주권을 취득해 왔다.
이민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실제 법 개정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영주권 신청 자격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니라 USCIS 심사관들의 재량권을 확대해 미국 내 신분조정 신청을 보다 엄격하게 심사하겠다는 의미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에 따르면 미국 내 신분조정 제도는 여전히 유지된다. 다만 심사관들은 신청자에게 왜 해외 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을 통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는지 설명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해외 영사 절차를 권고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H-1B 취업비자 소지자와 같은 고숙련 전문직 인력이나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신청자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AFP 통신에 “이번 정책은 오랫동안 존재해 온 법과 정책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자격을 갖춘 신청자가 영주권을 받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민단체와 법률 전문가들은 USCIS가 ‘예외적 구제조치’라는 표현을 공식 정책에 포함시킨 것 자체가 향후 영주권 심사를 더욱 까다롭게 만드는 신호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취업이민 대기자가 많은 인도·중국 출신 전문직 종사자들과 미국 시민권자의 가족초청 영주권 신청자들은 앞으로 수개월간 USCIS의 실제 심사 사례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은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이민 단속뿐 아니라 합법 이민 절차에 대해서도 보다 엄격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한인 사회에 미치는 영향
노스캐롤라이나를 포함한 미 전역 한인사회에서는 특히 다음 대상자들이 USCIS 추가 지침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 H-1B 취업비자로 근무 중인 한국인 전문직
- OPT 기간 중 취업한 유학생
-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 후 영주권 신청 예정인 배우자
- 가족초청 영주권 대기자
- 투자이민(EB-5) 신청자
현재 기준으로는 “모든 영주권 신청자가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초기 발표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개별 심사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국 내 신분조정(I-485) 심사가 이전보다 엄격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어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신중한 대응을 권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