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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말’이 아닌 ‘구조 개혁’이다 — 미주 한인사회의 다음 50년을 위한 제안

작성자: 김종훈 (현 코리안 페스티벌 재단 자문위원장, 전 한미동남부 상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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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 2026
in 독자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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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년, 하와이로 향했던 한 척의 배에서 시작된 미주 한인 이민사는 어느덧120년을 넘어섰다. 낯선 땅에서 언어도, 문화도, 기반도 없이 시작했던 1세대들의 땀과 눈물은 오늘날 약 255만 명에 이르는 미주 한인사회를 만들어냈다. 그 자체로 우리는 이미 하나의 역사를 완성해왔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또 다른 질문 앞에 서 있다.  이제 이 공동체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2026년 3월 29-31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총회가 라스베가스에서 열렸다. 재외동포 정책부터 차세대 리더십, 한인회 운영 방향까지 다양한 주제가 논의되었다. 논의의 내용은 풍부했고, 방향성 또한 의미 있었다. 그러나 마음 한켠에는여전히 같은 생각이 맴돈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실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의 미주 한인사회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한국에서의 이민은 줄어들고, 유학생과 전문직, 글로벌 인재들의 유입이 늘고 있다. 무엇보다도 2세와 3세로 이어지는 차세대가 이제는 1세대를 넘어서는 규모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조직과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한인회는 오랫동안 1세대의 헌신적인 봉사로 유지되어 왔다. 그 헌신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방식 또한 변해야 한다. 코로나 이후의 사회 변화, 그리고 AI 기술의 등장까지 더해지면서 공동체 운영 방식은 더 이상예전과 같을 수 없다.

특히 차세대에게 현재의 한인회 구조는 다소 낯설고, 때로는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한국어는 할 수 있지만 한국적 문화와 관습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봉사를 위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이것은단순한 세대 차이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좋은 의사는 증상이 아니라 원인을 치료한다.  한인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차세대가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하기 전에, 그들이 편하게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지 먼저 돌아봐야 한다.

이미 변화의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로버트 안 회장이 이끄는 LA 한인회는 영어권 차세대의 참여를 확대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뉴욕한인봉사센터에서는 김광석 회장이 한발 물러서고, 린다 이 사무총장이 중심으로 차기회장으로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이는 단순한 인사의 변화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전환이다.

이제는 한인사회도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과거의 방식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가?

차세대를 위한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그들이 실제로 참여하고, 성장하고, 이끌어갈 수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1세대가 앞에서 이끌어온 시대였다면, 이제는 뒤에서 밀어주고 연결해주는 역할로 변화해야 할 때라는 말은 이제 귀에 딱지가 생길정도로 많이 들었다.
경험과 지혜는 여전히 필요하지만, 그 방향은 다음 세대를 향해야 한다.

미주 한인사회는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이대로 머물 것인가, 아니면한 단계 도약할 것인가.

변화는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작은 구조의 변화, 열린 마음, 그리고 실행에서 시작된다.

120년 전, 아무것도 없는 낯선 땅에서 공동체를 일궈낸 선배 세대처럼,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선 위에 서 있다.  이제는 영어권 차세대가 중심에서서, 미주 한인들이 납부한 세금이 다시 한인사회로 환원될 수 있도록 정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찾아내어, 각종 연방·주·로컬 지원금과 자원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연결해 나가야 할 때다.

그리고 그 선택은, 바로 지금 한인 1세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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