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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텃밭까지 무너뜨린 민주당 돌풍…미국 정치지형 뒤집혔다

로이 쿠퍼·미셸 강 승리…텍사스·사우스캐롤라이나·캔자스·아이오와서도 민주당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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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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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텃밭까지 무너뜨린 민주당 돌풍…미국 정치지형 뒤집혔다

민주당, 상·하원 장악…조지아 바텀스·텍사스 히노호사 등 주지사직 탈환

[워싱턴=김선엽 기자] 3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까지 무너뜨리며 연방 상원과 하원 다수당을 탈환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로이 쿠퍼 전 주지사가 공화당 마이클 왓틀리를 꺾었고, 텍사스에서는 제임스 탈라리코가 공화당 켄 팩스턴을 제압했다. 28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을 배출한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비롯해 캔자스와 아이오와에서도 공화당 의석이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조지아에서는 키샤 랜스 바텀스 전 애틀랜타 시장이 주지사에 당선돼 주 역사상 첫 여성 주지사이자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가 됐다. 한인사회가 주목했던 조지아주 하원 99지역구에서도 민주당 미셸 강 후보가 현역 공화당 의원 맷 리브스를 큰 격차로 앞서 승리하면서 한인 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화는 민주당이 연방 상원 다수당을 되찾았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텍사스, 캔자스, 사우스캐롤라이나, 아이오와 등 6개 주에서 공화당이 보유했던 상원 의석을 가져왔다. 공화당은 선거 전 상원에서 53대 47로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주요 경합지역을 잇따라 내주며 다수당 지위를 잃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민주당 로이 쿠퍼 전 주지사가 공화당 마이클 왓틀리를 물리쳤다. 두 차례 주지사를 지낸 쿠퍼는 주내 높은 인지도와 정치적 경험을 앞세워 승리를 거뒀다. 노스캐롤라이나가 2008년 이후 민주당 상원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승리는 남부 지역의 정치적 변화가 연방의회 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출처=Roy Cooper Facebook

로이 쿠퍼·미셸 강 승리…텍사스·사우스캐롤라이나·캔자스·아이오와서도 민주당 약진

오하이오에서는 민주당 셰로드 브라운 전 상원의원이 공화당 존 허스테드 현 상원의원을 꺾고 의석을 되찾았다. 브라운은 2024년 선거에서 패한 뒤 재도전에 나서 승리했으며, 특히 젊은 유권자와 중도층,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텍사스에서는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주의원이 공화당 켄 팩스턴을 꺾고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텍사스에서 민주당 후보가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것은 1988년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약 14%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던 주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공화당에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지나 히노호사가 공화당 현역 그렉 애벗을 물리쳤다. 히노호사는 텍사스 최초의 라티나 주지사이자 1995년 이후 처음으로 당선된 민주당 주지사가 됐다. 12년 동안 주지사를 지낸 애벗의 4선 도전도 좌절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민주당 애니 앤드루스가 공화당 달린 그레이엄을 꺾었다. 공화당 강세가 매우 강한 이 주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원의원 의석을 차지한 것은 28년 만이다. 앤드루스는 소아과 의사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그레이엄을 제압했다. 그레이엄은 지난 7월 별세한 린지 그레이엄 전 상원의원의 여동생으로, 오빠의 후임으로 임명된 뒤 정식 선거에 출마했으나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캔자스에서는 민주당 애덤 해밀턴이 공화당 로저 마셜을 물리쳤다. 민주당 후보가 캔자스에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것은 1932년 이후 처음이다. 아이오와에서는 민주당 조시 투렉이 공화당 애슐리 힌슨을 꺾고 공화당이 보유했던 상원 의석을 가져왔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승리였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약진이 이어졌다. 조지아의 키샤 랜스 바텀스, 텍사스의 지나 히노호사 외에도 오하이오에서 에이미 액턴이 공화당 비벡 라마스와미를 꺾었으며, 아이오와에서는 민주당 롭 샌드가 공화당 후보를 물리쳤다. 민주당은 조지아와 텍사스, 오하이오, 아이오와에서 공화당이 보유했던 주지사직을 가져왔다.

한인사회가 가장 주목한 조지아주 하원 99지역구에서는 민주당 미셸 강 후보가 공화당 현역 맷 리브스를 상대로 승리했다. 11월 3일 밤 11시 23분 기준 집계에서 강 후보는 1만3,695표(58.5%)를 얻어 9,734표(41.5%)에 그친 리브스를 3,961표 차로 앞섰다. 득표율 격차는 17%포인트였다.

강 후보의 승리는 한인 정치인의 주의회 진출이라는 상징성뿐 아니라 조지아 한인사회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특히 한인 유권자가 많이 거주하는 둘루스와 스와니, 슈가힐 일대가 포함된 지역에서 한인 후보가 현역 의원을 꺾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조지아의 다른 주의회 선거도 관심을 끌었다. 103지역구에서는 민주당 크리스 루키가 한인 현역 공화당 의원 소 홍을 50.1% 대 49.9%로 불과 31표 차이로 앞섰다.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인 만큼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105지역구에서는 민주당 파루크 무갈이 공화당 샌디 도나투치를 앞섰다. 반면 100지역구에서는 공화당 조시 클라크가 민주당 제니퍼 앰블러를 앞섰다.

조지아주 전체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주요 직책을 휩쓸었다. 연방 상원의원 존 오소프는 공화당 마이크 콜린스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부주지사에는 조시 맥로린, 법무장관에는 타냐 밀러, 주무장관에는 페니 브라운 레이놀즈가 각각 민주당 후보로 승리한 것으로 예측됐다. 농업·보험·교육·노동 분야의 주요 주정부 직책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우세를 보였다.

미시간은 이번 선거에서 별도로 주목해야 할 경합주다. 민주당 압둘 엘사예드와 공화당 마이크 로저스가 연방 상원의원 자리를 놓고 경쟁했고,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조슬린 벤슨과 공화당 존 제임스가 맞붙었다. 다만 미시간은 텍사스나 사우스캐롤라이나처럼 공화당이 보유했던 의석을 민주당이 탈환하는 사례와는 다르다. 연방 상원 선거는 민주당이 보유한 의석을 지키는 경쟁이었으며, 확인된 보도 시점에는 최종 승자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연방 하원에서도 민주당의 의석 확대가 이어졌다. 노스캐롤라이나 11지역구에서는 민주당 제이미 에이저가 공화당 제니퍼 발컴을 꺾고 의석을 탈환했다. 켄터키의 공석 지역구에서는 민주당 잭 뎀보가 승리했으며, 뉴저지와 펜실베이니아 등에서도 공화당 현역 의원들이 패배했다. 오하이오 15지역구에서는 민주당 돈 레너드가 공화당 현역 마이크 캐리를 물리쳤다.

당초 개표 초반에는 하원 다수당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4일 후속 집계에서 민주당의 하원 장악이 사실상 확인됐다. 주요 언론들은 민주당이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다수당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2027년부터 연방의회 양원을 모두 장악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거둔 승리의 배경으로는 경제와 생활비 부담,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불만,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등이 꼽힌다. AP 출구조사에서는 많은 유권자가 높은 생활비와 정부 부패, 대통령 권한에 대한 의회 견제 필요성을 주요 투표 요인으로 지목했다. 로이터도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과 이란 전쟁이 유권자들의 불만을 키우면서 공화당 강세 지역까지 민주당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가 나오자 자신이 투표용지에 없었기 때문에 공화당이 패배했다는 취지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는 이번 패배를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경제·이민·외교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이 연방 상원과 하원 모두를 장악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남은 임기 2년은 상당한 정치적 제약을 받게 된다. 예산과 주요 법안 심사는 물론 행정부에 대한 조사와 청문회, 연방 고위직 및 사법부 인준 과정에서도 민주당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다만 대통령의 거부권이 유지되는 만큼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했다고 해서 모든 정책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한인사회에도 이번 선거는 중요한 의미를 남겼다. 조지아에서 미셸 강 후보가 승리하면서 한인 정치인의 주의회 진출 가능성을 보여줬고, 남부 지역의 한인 유권자들이 지역 정치에서 차지하는 역할도 다시 주목받게 됐다. 이민정책과 취업비자, 영주권, 건강보험, 교육, 소상공인 지원 등 한인들의 생활과 직결된 현안이 앞으로 연방의회와 주정부에서 어떻게 다뤄질지도 관심사다.

공화당의 전통적인 정치적 기반까지 흔든 이번 선거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강력한 중간평가이자 2028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키샤 랜스 바텀스(Keisha Lance Bottoms) 당선인의 사진=Public Domain (미국 연방정부 저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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