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법무장관 켄 팩스턴(Ken Paxton)이 타이레놀의 제조사 존슨&존슨과 그 소비자 건강 부문 분사기업 켄뷰(Kenvue)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ABC 뉴스가 28일 보도했다. 소송 내용은 이들 기업이 임신부를 대상으로 자폐증 등 발달장애와의 잠재적 연관성을 숨긴 채 타이레놀을 기만적으로 판매했다는 것이다.
팩스턴 장관은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대형 제약기업(빅파마/Big Pharma)는 고통을 팔아 돈을 벌며 위험을 무시했다. 수십년간 미국민을 속이고 수백만명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국민을 병들게 한 제약 자본을 법적으로 책임지게 함으로써 ‘건강한 미국 만들기(Make America Healthy Again)’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주정부 차원에서 제기된 첫 사례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증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한 이후 이어진 조치다. 해당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타이레놀의 오리지널 제조사인 존슨&존슨은 수십년간 제품을 판매해왔으며 2023년부터는 소비자 부문 분사업체인 켄뷰(Kenvue Inc.)가 이를 이어받았다. 켄뷰는 성명을 통해, 팩스턴 장관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며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의 안전성에 대한 허위 정보가 퍼지는데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 전 기간 동안 필요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진통제”라며 “이를 금지하면 여성은 열이나 통증을 참거나 더 위험한 대체 약물을 사용하는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고열과 통증 자체가 임신에 해로울 수 있음은 의학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켄뷰는 “이번 주장은 법적·과학적 근거 모두 결여된 허위 주장”이라며 “법적 절차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일반의약품 성분 중 하나로, 의학계는 오랜 기간 동안 이를 임신 중 단기 복용시 안전한 해열진통제로 분류해왔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ASD)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ADHD) 위험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어 이번 소송이 과학 논쟁과 정치적 파급력을 동시에 갖춘 법적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텍사스주 법무부는 향후 소비자 보호법 및 허위 광고 관련 위반 혐의를 중심으로 소송을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