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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6년 만에 하루 3건 동시 사형 집행…일부 주 편중 논란 재점화

테네시·오클라호마·앨라배마 동시 집행, 2010년 이후 처음

K Voice Today by K Voice Today
2026년 08월 14일
in Atlanta, Editor'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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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6년 만에 하루 3건 동시 사형 집행…일부 주 편중 논란 재점화

[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국 테네시·오클라호마·앨라배마 3개 주가 13일 하루 동안 사형수 3명에 대한 사형을 잇달아 집행했다. 한 주에서 동시에 두 명 이상의 사형수가 처형된 마지막 사례는 16년도 더 전, 텍사스가 사형수 두 명을 연이어 독극물 주사로 처형했을 때였다. 세 주에서 같은 날 사형이 집행된 것은 2010년 1월 7일 루이지애나·오하이오·텍사스가 사형수를 처형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에도 같은 날 세 건의 집행이 예정됐으나 텍사스에서 집행유예가 내려지고 앨라배마에서 정맥주사 삽입에 문제가 생기면서 실제로는 한 건만 진행된 바 있다.

이날 오클라호마에서는 2003년 헤어지자던 여자친구를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확정된 카를로스 쿠에스타-로드리게스(70)가 처형됐다. 그는 사형 직전 가족을 향해 “사랑한다”는 입모양을 남긴 뒤 몇 분 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으며, 이는 케빈 스팃 주지사 재임 8년간 이뤄진 20번째 처형이었다.

같은 날 테네시에서는 1985년 모텔 청소부 캐서린 진 젠킨스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앤서니 대럴 하인스(66)가 처형됐다. 앨라배마에서는 2021년 조지아주에서 5세 여아 카마리 홀랜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제러미 윌리엄스(42)의 사형이 집행됐다. 윌리엄스는 피해 아동의 어머니에게 2500달러를 건네고 범행을 저질렀으며 그 장면을 촬영하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러셀카운티 지방검사는 “한 성인 남성이 아이에게 저지른 짓을 영상으로 보는 건 충격적이고 끔찍한, 그야말로 악의 수준”이라고 밝혔다. 윌리엄스는 항소를 포기하고 스스로 사형 집행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연한 겹침” 뒤에 숨은 소수 주 편중 현상

사형 집행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극히 일부 주의 쏠림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빈 마허 사형정보센터(DPIC) 소장은 AP통신에 “나라 전체를 보면 사형제를 실제로 쓰는 주는 대여섯 곳의 작은 무리에 불과하고, 새 사형선고를 내리는 곳도 소수에 그친다”고 말했다. 2025년 미국에서는 47명이 사형에 처해져 2009년 이후 가장 많았는데, 그중 19명이 플로리다에서 집행돼 다른 어느 주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았다. 2025년 한 해 동안 플로리다에서 사형이 집행된 건수는 1976년 사형제가 부활한 이후 주지사 임기 중 최다 기록이며, 종전 최고 기록이던 2014년의 8건을 크게 웃돈다.

전문가들은 플로리다를 두고 사형제 지지가 전국적으로 하락하는 와중에도 “극단적인 예외 사례”라고 평가했고, 플로리다에 필적할 만한 집행 건수를 기록한 주는 어디에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역사적으로 한 해 18명 이상을 처형한 주는 2009년의 텍사스가 유일했으나, 플로리다는 2025년 이 기록마저 넘어섰다. 로버트 던햄 사형정책프로젝트(Death Penalty Policy Project) 소장은 “2025년은 전국적 집행 급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니었던 해”라며 “플로리다가 증가분의 거의 전부를 견인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미국 전체 사형 집행 건수는 2024년 25건에서 2025년 47건으로 늘었는데, 이 증가는 거의 전적으로 플로리다에서 비롯된 것으로, 플로리다 한 곳이 그해 전체 집행의 40%인 19건을 차지했다. 이 밖에도 2025년 처형된 참전군인은 10명으로, 이 중 7명이 플로리다에서 집행돼 20년 가까운 기간 중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플로리다의 이런 집행 속도가 정치적 동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플로리다 사형제 대안 모임(FADP)이 발표한 연말 보고서는 “2025년은 플로리다가 인간의 생명을 정치적 이득을 위한 용인 가능한 대가로 취급한 해였다”고 지적했으며, 일부 사형집행영장은 개별 사안 검토 없이 정치적 목적으로 서명됐다는 소송 자료도 인용됐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해 사형이 급증한 이유를 두고 수십 년을 기다려온 유가족들에게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정맥주사 삽입 실패로 얼룩진 테네시, 안전성 논란 지속

이번 동시 집행에서 특히 주목받은 곳은 테네시다. 하인스의 이번 집행은 불과 석 달 전, 다른 사형수에 대한 독극물 주사 집행이 정맥주사 삽입 문제로 중단된 사건 이후 이뤄졌다. 하인스 측은 당시 집행을 감독한 의사가 자격 미달이었고 이번에도 집행이 잘못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지사와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인스는 두 차례 뇌졸중을 겪은 뒤 몸이 마르고 근위축이 있어 자신 역시 정맥주사 관련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중단된 집행에서는 정맥주사팀이 1차 라인은 곧바로 확보했지만, 예비 라인을 삽입하는 데는 한 시간 넘게 매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형수 측 변호인은 팀이 팔과 손, 발에 차례로 정맥주사를 시도하다 결국 중심정맥관 삽입까지 시도했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결국 빌 리 주지사가 집행을 중단시키고 해당 사형수에게 1년의 집행유예를 내렸다. 테네시 주 당국은 하인스의 집행에도 같은 의사가 관여하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으며, 테네시주 대법원은 하인스가 해당 의사의 자격 미달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앞선 문제는 고립된 실수였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앨라배마 역시 최근 사형 집행 방식을 둘러싼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앨라배마에서는 지난 6월 연방판사가 질소가스 처형 방식이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관련 집행이 중단된 바 있으며, 이번 윌리엄스에 대한 집행이 이뤄지면 앨라배마의 올해 첫 사형 집행이 된다. 앞서 2025년 루이지애나가 앨라배마에 이어 질소가스 처형 방식을 도입했는데, 교정 당국은 이를 “결함 없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지만 취재진 참관 결과 사형수가 경련을 일으키고 손을 움켜쥐거나 결박구에 몸을 부딪히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됐다. 앨라배마가 질소가스로 앤서니 보이드를 처형했을 때는 집행에 40분 가까이 걸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은 사형제에서 멀어지는데…집행은 늘어나는 역설

역설적인 점은 이 같은 집행 증가가 사형제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갤럽 여론조사에서 사형제 지지율은 52%로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반대 응답은 44%로 1966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배심원들에게 종신형과 사형 중 선택을 맡긴 재판에서도 절반이 넘는 56%가 종신형을 권고했으며, 새로 선고된 사형 건수 역시 23건으로 줄어 배심원들의 사형선고 기피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 집행 급증의 배경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사형제 옹호 기조, 플로리다의 집행 건수 급증(2023년 6건, 2024년 1건에서 2025년 19건으로), 그리고 그동안 집행 방식과 절차를 재검토하며 유예 상태였던 애리조나 등 일부 주가 유예를 해제한 점 등을 꼽는다.

한편 이날 앨라배마 집행이 예정대로 진행되면서 2010년 1월 이후 약 16년 만에 하루 세 건의 사형이 동시에 이뤄지는 결과가 확정됐고, 이로써 올해 사형을 집행한 주는 총 6곳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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