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김선엽 기자] 45차례에 걸친 항암화학요법과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에도 암이 반복적으로 재발했던 브라질의 한 림프종 환자가 CAR-T 세포 치료를 받은 뒤 약 한 달 만에 검사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가 확인돼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브라질 상파울루의 60대 환자 파울로 페레그리노 씨다. 그는 13년 동안 림프종과 싸우며 45차례의 항암화학요법과 자가 조혈모세포이식 등을 받았지만 암이 계속 재발했다. 기존 치료만으로는 더 이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의료진은 새로운 치료법인 CAR-T 세포 치료를 시도했다.
CAR-T 세포 치료는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인 T세포를 채취한 뒤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유전적으로 변형해 다시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기존 항암화학요법이 약물을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방식이라면, CAR-T는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페레그리노 씨는 CAR-T 세포를 투여받은 뒤 약 한 달 만에 PET-CT 검사를 받았고, 당시 검사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가 확인됐다. 이후 추적검사에서도 암이 다시 나타나지 않는 상태가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를 ‘완치’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현재 검사에서 암의 징후가 발견되지 않는 것과 암이 앞으로 영구적으로 재발하지 않는 것은 다른 의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례는 “CAR-T 치료 후 검사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 도달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CAR-T 치료는 환자의 T세포를 채취해 실험실에서 유전적으로 변형하고 증식시킨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복잡한 치료 과정을 거친다. 치료에 앞서 환자의 면역세포를 일부 줄이는 전처치가 필요할 수 있으며, 치료 이후에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이나 신경계 부작용, 감염, 혈구감소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전문 의료진의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현재 CAR-T 치료는 미국 등에서 일부 재발성·불응성 혈액암을 대상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부 급성림프구성백혈병과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이 치료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모든 혈액암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암의 종류와 치료 이력, 환자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치료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
미국에서는 CAR-T 치료가 일부 재발성·불응성 혈액암 환자에게 실제로 시행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혈액암 환자나 가족들에게는 CAR-T가 어떤 치료이며, 자신이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학계는 CAR-T 기술을 혈액암뿐 아니라 위암과 폐암, 간암 등 고형암으로 확대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고형암은 암세포를 정확하게 표적할 항원을 찾는 문제와 종양 주변의 면역억제 환경, CAR-T 세포가 종양 내부까지 충분히 침투하기 어려운 문제 등이 있어 혈액암보다 치료법 개발이 더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례가 모든 암을 CAR-T로 치료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암이 반복적으로 재발한 일부 혈액암 환자에게 유전자 조작 면역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표준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암이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환자의 경우 담당 의료진과 함께 CAR-T 치료를 비롯한 새로운 치료법이나 임상시험 참여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CAR-T 치료는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치료법이 아니기 때문에 암의 종류와 이전 치료 과정,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