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플로리다주 모기 방제 당국이 뎅기열(breakbone fever) 감염 사례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감시·점검·방제 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9월 1일 기준 플로리다 보건당국 집계로는 탬파베이 지역에서 33건, 주 전역에서 41건의 자국 내(해외여행 이력 없는)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매체 보도에 따르면 9월 초 기준 힐스버러 카운티에서만 59건이 보고됐고, 주 전체 누적 건수도 70건대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사회 감염(locally acquired)’이란 해외에서 감염되지 않고 거주지에서 모기에 물려 감염된 경우를 뜻한다.
플로리다모기방제협회(FMCA) 집계 기준으로는 힐스버러 카운티 30건,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7건, 피넬라스 카운티 3건, 팜비치 카운티 1건이었다. 힐스버러 카운티와 피넬라스 카운티는 플로리다보건부의 모기매개질환 경보(mosquito-borne illness alert) 대상 지역으로 지정됐다.
특히 피넬라스 카운티는 최근 15년 넘게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없었던 곳이어서, 이번 감염은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피넬라스 카운티 모기방제국장 앨리사 베로(Alissa Berro)는 “뎅기열은 카운티 경계에서 멈추지 않는다”며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는 비교적 좁은 지역에 머무르지만, 사람들은 탬파베이 지역을 매일 오간다. 감염자가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면 그 지역 모기가 물어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고, 지역 내 감염 건수가 늘수록 추가 전파 가능성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헬리콥터까지 동원한 방제 작전
힐스버러 카운티는 뎅기열 바이러스가 검출된 지역을 중심으로 항공·지상 방제를 확대하고 있으며, 민간 주택에 대한 점검도 병행하고 있다. 힐스버러 카운티 모기관리국은 최근 파스코 카운티 모기방제팀의 지원까지 받아 야간·주간 임무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파스코 카운티 모기방제국장 에이드리언 로저스(Adriane Rogers)는 “이 정도 수준의 지역사회 뎅기열 전파는 수십 년 만에 처음 본다”고 말했다. 방제팀은 유충 단계에서부터 확산을 막기 위해 천연 세균 성분인 BTI 액체 살충제를 저공비행으로 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힐스버러 카운티 모기관리국은 트랩 조사에서 뎅기열 바이러스 활동이 확인된 데 따라, 9월 8일부터 11일까지 디브롬(Dibrom) 살충제를 이용한 헬리콥터 방제를 지상 약 45m(150피트) 상공에서 실시한다고 밝혔다. 첫 방제는 9월 9일 오전 4시부터 6시까지 하이드파크, 사우스탬파, 이보시티 일대에서 진행됐다.
뎅기열이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뎅기열은 모기를 매개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발열·심한 통증·구역질·발진을 일으키며 드물게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로 동남아시아, 서태평양 도서국, 중남미, 아프리카 등 열대·아열대 지역에서 흔하지만, 최근 몇 년 새 플로리다·캘리포니아·텍사스 등 미국 본토에서도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하와이에서도 과거 집단 발병 사례가 있었으며, 푸에르토리코·미국령 버진아일랜드·아메리칸사모아 등 미국령에서는 상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CDC가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은 미국 내 뎅기열 발생이 사상 최다를 기록한 해였다. 미국 50개 주와 워싱턴DC를 합쳐 총 3798건이 보고돼, 2010~2023년 연평균 대비 359% 증가했다. 이 중 약 97%는 해외여행 관련 감염이었고, 약 3%가 지역사회 감염이었다. 2024년 한 해 플로리다는 미국 주·DC 가운데 가장 많은 1044건(전체의 4분의 1 이상)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85건이 10개 카운티에서 발생한 지역사회 감염이었다. 같은 기간 캘리포니아는 18건, 텍사스는 2건이었다.
예방수칙 ‘3D’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는 대야, 화분 받침, 타이어, 버려진 장난감처럼 소량의 물이 고이는 용기에 알을 낳는 ‘용기 번식형(container breeder)’ 모기다. 이에 FMCA는 주택 주변 고인 물을 비우거나 덮어둘 것을 당부하며, 이른바 ‘3D’ 수칙을 제시한다.
- Dress(복장): 긴 소매, 밝은색 옷, 발가락이 덮이는 신발을 착용한다.
- Defend(방어): DEET, 피카리딘, IR3535, 레몬유칼립투스 오일 성분이 포함된 기피제를 사용한다.
- Dump(제거): 집 주변 용기에 고인 물을 비우고 마당을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중증 뎅기열 경고 신호
메이요클리닉에 따르면 뎅기열 감염자 상당수는 무증상이며, 증상이 나타나도 대부분 1~2주 안에 회복한다. 다만 일부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 뎅기열로 진행될 수 있다. 경고 신호는 대개 발열이 가라앉은 뒤 하루 이틀 안에 급격히 나타나며, 심한 복통, 반복되는 구토, 비정상적인 출혈이나 멍, 호흡곤란, 극심한 피로감, 짜증·불안정한 상태 등이 포함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