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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인간 존엄을 지켜낸 광주의 이름으로

[재미화가 정민우 글]

K Voice Today by K Voice Today
2026년 05월 16일
in 독자기고
0
자유와 인간 존엄을 지켜낸 광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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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46주기째 맞이한 5·18”

□ 프롤로그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결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1979년 10·26 이후 이어진 혼란 속에서, 12·12 군사반란 세력의 무자비한 폭력에 맞서 자신의 가족과 이웃, 그리고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목숨 걸고 항거했던 광주 시민들의 처절한 희생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1980년 5월, 철저히 고립된 광주의 학생들과 노동자들, 그리고 이름 없는 시민들은 서로 연대하며 열흘 남짓한 시간 동안 피로써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당시 광주 도청과 금남로를 붉게 물들였던 수많은 시민 열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역시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2011년,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유네스코는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며, 그 정신의 핵심을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보편적 가치, 그리고 불의에 맞선 시민들의 연대와 희생”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이는 단지 한국 현대사의 한 장면에 대한 평가가 아니었다.

광주가 보여준 연대와 평화적 저항, 그리고 인간 존엄을 향한 외침이 세계사적 가치로 인정 받았다는 명백한 증거라 할 수 있다.

이제 5·18은 특정 지역의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자유와 인권, 평화를 위해 세계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인류 공동의 기록유산임에 틀림없다.

대한민국 정부 또한 1997년 4월 29일, 사건 발생 17년 만에 5·18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이날을 국가기념일로 공식 제정하였다.

이후 기념식은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정부 주관 공식 행사로 거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5·18의 진실을 왜곡하거나 폄훼하려는 움직임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만약 지금도 그날의 진실을 부정하거나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자들이 있다면, 그들은 민주주의의 역사 앞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부끄러운 인간들이 될 수 밖에 없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해외 동포사회 일각에서도 왜곡된 정보에 경도되어 5·18을 가볍게 폄훼하거나, 심지어 기념식 참석조차 정치적 눈치 보기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특한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역사는 결코 침묵 속에서 지켜지지 않는다.

기억하지 않는 공동체는 결국 같은 비극을 반복하게 마련이다.

사실 필자 역시 한때는 광복절 기념행사를 바라보며 복잡한 회의감에 사로잡힌 적이 있었다.

나라를 빼앗겼다가 되찾은 날이지만, 동시에 또 다른 강대국 질서 속에서 분단체제가 굳어진 현실을 생각하면 마냥 경축만 하기엔 마음 한켠이 무거웠기 때문이다.

특히 1991년 9월 17일, 남북한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하던 날의 기억은 너무도 생생하여 지금까지도 차마 잊을 수가 없다.

당시 정부는 남북 유엔동시 가입 문제를 대대적인 경축 행사로 치렀지만, 젊은시절 필자의
고유한 사유 속에서 그날은 마냥 축하만 할 수 있는 날이 아니었다. 한 민족이 서로 다른 체제로 국제사회에 공식 등록되는 현실이 결코 축하 해야 할 일로 당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 1973년, 동·서독이 유엔에 동시 가입했을 당시 서독의 총리였던 빌리 브란트는 분단의 현실 앞에서 깊은 통한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훗날 그는 동방정책을 통해 독일 통일의 역사적 기반을 닦았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가 5·18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분명하다.

우리는 무엇을 기뻐해야 하고, 무엇 앞에서 아파해야 하는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억해야 할 슬픔을 망각한 채 살아가는 사회는 결국 공동체의 정신까지 무너지게 된다.

역사를 성찰하지 않는 삶 역시 방향을 잃기 쉽다.

삶을 되돌아본다는 것은 결국 ‘사고(思考)’의 영역을 확장하는 일이다.

오늘날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은 인간의 수많은 생계형 직업뿐 아니라 인간 고유의 사유 체계마저 뒤 흔들고 있다.

만약 인간이 스스로 사고하는 힘까지 잃게 된다면, 결국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조차 사라질지 모른다.

여기서 말하는 ‘나’란 생각과 감정, 의지를 통해 세계와 관계 맺는 존재로서의 자기 자신을 의미한다.

곧 인간의 존엄과 정체성의 근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역사 앞에서 깨어 있어야 한다.

5·18을 기억한다는 것은 단지 과거를 추모하는 일이 아니라, 인간 존엄과 자유의 가치를 현재 속에서 다시 확인하는 일이 되겠기 때문이다.

□ 에필로그

어느덧 제46주기를 맞이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올해도 미주 애틀랜타 동포사회에서 엄숙히 거행된다.

부디 더 많은 동포들이 함께 참여하여, 공동체의 깨어 있는 양심과 지성으로 5·18 희생자들의 넋을 추모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으면서 삼가 이글을 갈무리 하는 바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46주기 기념식]

•행사명 :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46주기 기념식
•일시 : 2026년 5월 18일(월) 오후 5시
•장소 : 2885 Breckinridge Blvd #400, Duluth, GA 30096
•문의 : 646-342-6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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