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우버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의 인력 감축에 나섰다. 약 3,300명을 감원하고 관리직과 조직 계층을 대폭 줄이는 대신, 성장성이 높은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사업에 역량과 자본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우버는 지난 2일 전 세계 인력의 약 10%에 해당하는 3,300명을 감원하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다라 코스로샤히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조직이 지나치게 복잡해졌다며, 보다 단순하고 빠른 의사결정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단순한 인원 감축이 아니라 ‘관리 계층 줄이기’다. 우버는 관리자 역할을 약 20% 축소하고, 일부 관리자를 일반 실무직인 개인 기여자(individual contributor) 역할로 전환할 계획이다. 직원이 한두 명뿐인 이른바 ‘마이크로 팀’도 상당수 통합하고, 최고경영자에게 보고하기까지 지나치게 많은 조직 계층도 줄인다.
재택근무도 사실상 축소
근무 방식도 크게 바뀐다. 우버는 앞으로 완전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원을 1% 미만으로 제한하고, 대부분의 직원에게 최소 주 3일 사무실 출근을 요구할 예정이다. 조직 간 협업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번 감원은 우버의 실적 악화에 따른 긴급 구조조정과는 성격이 다르다. 우버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한 142억 달러, 총 예약액은 24% 늘어난 580억 달러를 기록했다. 플랫폼 이용 건수도 18% 증가한 39억 건으로 집계됐다.
즉, 사업이 무너져 인력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면서 비대해진 조직을 다시 슬림하게 만들고 미래 사업에 자원을 재배치하려는 전략적 구조조정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핵심은 ‘로보택시’…100억 달러 이상 투자
우버가 조직을 정비하는 배경에는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자율주행 시장이 있다.
우버는 향후 수년간 자율주행차 사업을 위해 100억 달러 이상의 자본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금액은 이번 감원으로 절감되는 비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주행차 관련 지분 투자와 인프라, 차량 구매 약정 등을 포함한 장기 투자 계획이다.
우버는 직접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보다는 다양한 자율주행 기술 기업 및 자동차 제조사와 손잡고 자신의 거대한 차량호출 플랫폼에 로보택시를 연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우버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2027년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전 세계 28개 도시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누로·루시드와 함께 휴스턴에서 2027년 중반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며, 리비안에는 최대 12억5천만 달러를 투자해 향후 최대 5만 대의 자율주행 차량을 우버 플랫폼에 투입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포니AI와는 유럽에 2,000대 이상의 로보택시를 배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위라이드와는 스위스 취리히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상용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차량호출 회사’에서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우버의 전략은 단순히 운전자를 자율주행차로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율주행 시대에도 우버 앱을 차량과 승객을 연결하는 거대한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우버는 자율주행 기술 자체를 모두 개발하기보다는 자율주행 기업에 승객 수요, 차량 운영, 충전·정비 인프라, 보험 및 금융, 데이터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우버가 올해 출범시킨 ‘Uber Autonomous Solutions’ 역시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이다.
특히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웨이모가 로보택시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는 가운데 테슬라와 조스 등도 자율주행 상용화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우버와 웨이브가 런던에서 자율주행 승차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유럽 시장에서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결국 이번 3,300명 감원은 단순한 비용 절감보다 우버가 ‘현재의 차량호출 기업’에서 ‘미래의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체질을 바꾸기 위한 조직 재편이라는 의미가 크다.
우버가 거대한 조직을 얼마나 빠르게 단순화하고, 그 과정에서 확보한 자원과 역량을 로보택시 시장의 선점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