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AWS)가 장애를 일으켜 세계 곳곳의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19일 일제히 접속 불능 사태를 겪었다.
NBC 등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AWS는 인터넷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는 클라우드 호스팅 기업으로, 이번 장애는 수억명의 일상적인 온라인 활동을 멈춰 세웠다.
AWS는 이날 오전 3시 11분(미 동부시간) “버지니아 북부 리전(U.S.-East-1 Region)에서 운영 문제(operational issue)가 발생했다”고 공지했다. 이 지역은 AWS의 핵심 허브로, 총 14개 서비스가 동시에 영향을 받았다. 장애 원인은 AWS의 주요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인 ‘DynamoDB’ 오류로확인됐다.
회사측은 오전 6시 35분쯤 “문제를 완전히 완화했다”고 밝혔지만, 오전 10시 14분에는 다시 “여러 서비스에서 API 오류 및 연결 문제(significant API errors and connectivity issues)가 계속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웹 모니터링 사이트 ‘다운디텍터(Downdetector)’에는 650만건 이상의 장애 신고가 접수됐으며 1,000개가 넘는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오프라인 상태에 놓였다.
이번 장애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됐다.
스냅챗(Snapchat)은 일부 사용자가 친구 목록과 연속 접속 기록(streaks)을 잃었다고 보고했고, 맥도날드 앱과 T-모빌, 유나이티드항공, 아마존의 링(Ring) 도어벨,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포트나이트(Fortnite) 등도 동시다발적으로 장애를 겪었다.
영국 정부의 세무청(HMRC) 웹사이트 역시 접속 불가 상태였으며 미국내 언론사와 금융기관들도 영향을 받았다. 뉴욕타임스, AP통신, 디즈니, 코인베이스, 로빈후드, 듀오링고 등이 일시 중단됐거나 서비스 지연을 경험했다. AP통신은 “주요 뉴스 전송을 위해 백업 시스템(AP Backup)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AWS의 고객지원 시스템 자체도 자동화 오류로 인해 일시 중단돼 사용자들이 문제를 보고할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비영리단체 ‘아티클19(Article 19)’의 디지털 정책 책임자 코린 캐스-스페스는 “이런 장애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실패다. 하나의 기업이 멈추면 언론사·안전한 통신 앱·공공 인프라까지 함께 마비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번 사태는 클라우드 서버 의존도가 높은 현대 디지털 사회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AWS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서비스 확장을 통해 2024 회계연도에 1,07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는 아마존 전체 수익의 17%를 차지한다.
AWS의 대규모 장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에도 5시간 넘게 서비스가 중단돼 항공권 예약과 결제 앱이 모두 먹통이 됐고 2023년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글로벌 기업과 정부 기관이 단일 클라우드 제공자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경고 신호라고 지적했다.
AWS는 이후 “대부분의 서비스가 정상화됐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일부 애플리케이션은 지연과 접속 문제를 겪고 있다. 한 IT 보안 전문가는 “이번 사태는 인터넷의 ‘중앙신경망’이 한순간에 마비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단 1번의 오류가 전세계 디지털 경제를 멈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