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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고’에 빠진 미주 한인 교계 — 신학생 감소, 신학교 위기, 온라인 전환의 연쇄 파장

신학생이 사라진 미주 한인 신학교… 교회는 부교역자를 구하지 못한다

K Voice Today by K Voice Today
2026년 08월 24일
in Greensboro, 로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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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고’에 빠진 미주 한인 교계 — 신학생 감소, 신학교 위기, 온라인 전환의 연쇄 파장

[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주 한인 교계가 신학생 감소와 신학교 재정 압박, 교육 방식의 온라인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심각한 부교역자 구인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영어권 다음세대 사역을 담당하는 EM(English Ministry) 사역자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단순한 인력 수급 문제를 넘어 이미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2세·다음세대의 신앙 이탈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한 한인교회는 다음세대를 위한 EM 사역자 자리가 1년 넘게 비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회 측은 관련 커뮤니티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역자를 찾고 있지만 지원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호소하고 있다. 결국 파트타임 또는 단기 사역자에 의존해 공백을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특정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교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미주 한인교회에서는 EM 사역자뿐 아니라 교육부 전도사, 청년부 담당 목회자, 부목사 등 부교역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인 유학생 감소… 신학교의 학생 공급 기반도 축소

미주 한인 신학교의 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변화 가운데 하나는 미국 내 한국 출신 유학생의 급감이다. 연방 이민당국의 SEVIS(학생·교환방문자 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2026년 6월 미국 내 F-1 또는 M-1 신분의 한국 출신 학생은 3만9,79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 출신 유학생은 2014년 4월 9만1,58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장기간 감소세를 이어왔다. 이 수치가 신학생 숫자를 직접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 신학교들이 한국 유학생과 한인교회의 젊은 세대를 주요 학생 공급원 가운데 하나로 활용해왔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유학생 감소는 신학교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학비와 생활비 부담, 원·달러 환율, 미국의 유학·이민 환경 변화 등이 미국 유학을 선택하는 한국 학생 감소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국 신학교도 M.Div 등록 감소

미국 신학교육 전체에서도 목회자 양성을 대표하는 M.Div(Master of Divinity) 과정의 등록 감소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북미신학교협회(ATS)에 따르면 M.Div 재학생은 2019년 3만725명에서 2022년 2만7,645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미국 신학교육에서 전통적인 목회자 양성 과정의 수요가 과거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학생 감소는 신학교의 재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신학교에서 학생 수가 줄어들면 교육과정과 교수진, 시설을 유지하는 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환경에서 미주 신학교들은 온라인과 하이브리드 교육을 확대하며 학생 모집의 지역적 한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온라인 교육은 직장이나 교회 사역을 병행하는 학생에게 교육 기회를 넓혀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목회 현장 훈련과 교육의 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신학교의 변화, 결국 교회 현장의 ‘사역자 부족’으로

신학교육의 변화가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곳은 교회 현장이다. 특히 EM 사역자는 일반적인 부교역자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받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성장한 한인 2세와 1.5세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면서 한국 교회의 신앙 전통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구사하고 미국 문화에 익숙하면서 신학 교육까지 마친 사역자를 찾는 것은 중소형 한인교회에 쉽지 않은 과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교회 규모에 따른 급여와 사역 환경의 차이까지 겹치면서 사역자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형교회로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 라스베이거스 지역 한인교회 목회자는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젊은 세대가 줄어드는 현실과 함께, EM 사역자가 기대하는 처우를 일반적인 한인교회가 맞추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결국 사역자 공급은 줄어드는데 필요한 자격과 역할은 더욱 전문화되는 ‘이중 압박’​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EM 사역자 부족, 다음세대 문제와 맞물린다

EM 사역자의 부족이 곧바로 2세들의 교회 이탈을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2세와 다음세대의 교회 이탈에는 문화적 차이, 정체성 문제, 교회 문화, 또래 관계, 대학 진학과 지역 이동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그러나 EM 사역의 지속적인 공백이 다음세대 사역을 약화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은 무시하기 어렵다. 실제로 미주 한인교회에서는 다음세대의 이탈 문제가 오랫동안 주요 과제로 제기돼 왔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교회 스스로 EM과 KM의 연합을 미래를 위한 핵심 과제로 꼽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미국 한인교회 교인조사에서는 ‘EM과 KM의 활발한 교류와 연합’을 교회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과제라고 답한 비율이 54.4%로 나타났다. 이는 한인교회들이 다음세대 문제를 단순한 교육부서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10년 뒤 한인교회 쇠퇴” 54.2%

미주 한인교회의 미래에 대한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2024년 미국 한인교회 교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4.2%가 향후 10년 동안 미국 한인교회가 쇠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할 것으로 본 응답자는 19.7%, 현재와 비슷할 것으로 본 응답자는 23.3%였다. 교인 감소는 단순히 예배 참석자 숫자가 줄어드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재정 감소와 교육부서 투자 축소, 사역자 확보의 어려움 등 교회의 전반적인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다음세대를 담당할 사역자 확보가 어려워질 경우 한인교회의 세대 계승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문제는 ‘사람’… 이제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현재 미주 한인교계가 직면한 상황을 단순화하면 한인 유학생 감소 → 신학교 학생 감소와 재정 압박 → 교육 방식 변화 → 목회 인력 수급 구조 변화 → 부교역자·EM 사역자 구인난이라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각 단계가 하나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통계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다. 각각의 변화가 서로 영향을 주는 구조적 문제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해법도 한 곳에만 맡길 수 없다. 신학교는 변화하는 학생 수요에 맞는 교육 모델을 개발해야 하고, 교회는 젊은 사역자가 선택할 수 있는 처우와 사역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교단과 교회가 신학교와 연계해 목회자 양성과 현장 실습을 함께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EM 사역을 단순한 선택적 프로그램이 아니라 다음세대 신앙 계승을 위한 핵심 사역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신학생 감소는 숫자의 문제일 수 있다. 신학교의 재정 압박은 교육기관의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EM 사역자의 공백은 다음세대의 문제이고, 결국 미주 한인교회의 미래에 관한 문제다.

미주 한인교계가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신학교와 교회, 교단이 각자의 문제를 따로 해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신학생을 어떻게 다시 유입시킬 것인지, 신학교는 어떤 방식으로 목회자를 양성할 것인지, 교회는 젊은 사역자들이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그리고 EM과 KM이 어떻게 다음세대를 함께 세울 것인지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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