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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치 찍은 미국 여름 전기요금…가구당 냉방비 평균 792달러

6월~9월 냉방비, 평균 792달러...5년 새 40% 급등

K Voice Today by K Voice Today
2026년 07월 24일
in Atlanta, Editor'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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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치 찍은 미국 여름 전기요금…가구당 냉방비 평균 792달러

[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전미에너지지원국장협회(NEADA)와 에너지빈곤·기후센터(CEPC)가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가정은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냉방을 위해 평균 792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717달러보다 10.5% 늘어난 수치이며, 2020년과 비교하면 무려 40% 가까이 오른 것이다.

NEADA 마크 울프 상무이사는 “가정들이 양쪽에서 동시에 타격을 받고 있다”며 전기요금 상승과 기온 상승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미국인들은 불과 몇 년 전보다 냉방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보고서가 발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NEADA는 전망치를 다시 한 번 상향 조정했다. 관련 매체 보도에 따르면 NEADA는 지역에 따라 냉방비가 최소 4.9%에서 최대 13.8%까지 오를 것으로 재추산했으며, 애리조나를 포함한 남서부와 조지아·버지니아 등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남부 지역의 인상 폭이 특히 클 것으로 내다봤다. 울프 이사는 이런 상황을 두고 “더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여름 요금 급등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우선 인공지능(AI) 붐과 함께 급증한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면서 전체 전력 수요를 밀어올리고 있다. 실제로 애리조나에는 164곳, 캘리포니아에는 321곳의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노후 송전망 개선을 위한 대규모 투자, 관세로 인한 자재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요금 인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몬태나·노스다코타가 동서 전력망을 연결하기 위해 32억 달러 규모의 송전선 사업을 추진 중이고, 콜로라도도 17억 달러를 들여 자체 전력망을 확충하고 있는데, 이런 투자 비용 역시 결국 소비자 요금에 반영되는 구조다.

기후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미국항공우주국(NASA), 세계기상기구(WMO)는 2025년이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 중 하나였다고 밝혔으며, NOAA는 엘니뇨 발달과 광범위한 가뭄 여파로 2026년 역시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더운 여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요금 인상이 저소득층에 더 가혹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NEADA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가정 6곳 중 1곳이 이미 공공요금을 체납하고 있으며, 2024년 한 해에만 전력 공급이 약 1,350만 건 중단된 것으로 집계됐다. 연소득 5만 달러 미만 가구의 약 40%는 최근 1년 내 에너지 요금을 제때 내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 미국 전역의 공공요금 체납액은 약 25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울프 이사는 “가뜩이나 생계를 이어가기 힘든 가정들에게 냉방비 상승은 공공요금과 식비·임대료·의료비 사이에서 힘든 선택을 강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NEADA는 저소득층 에너지 지원 프로그램(LIHEAP)의 2027 회계연도 예산을 70억 달러로 늘리고, 각 주 정부가 냉방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폭염 시 단전 위험에 처한 가구에 대한 보호 조치를 강화할 것을 의회에 요구하고 나섰다.

소비자 교육 비영리단체 파워라인스(PowerLines)의 별도 설문조사 결과도 이런 불안을 뒷받침한다. 매달 전기·가스 요금을 납부하는 미국 가구의 64%가 “1년 전보다 요금이 올랐다”고 답했고, 63%는 요금이 재정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48%는 소비자 공공요금 상승이 경제 전반에 나쁜 신호라고 봤다. 흥미로운 점은 응답자의 60%가 자신의 요금을 결정하는 주·지역 규제 기관을 잘 모른다고 답했고, 별도의 주관식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약 90%가 해당 기관명을 정확히 대지 못했다는 것이다. 파워라인스 분석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 사이 전국 평균 월간 전기요금은 약 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의 직격탄을 맞은 뉴욕에서는 지난 7월 4일 연휴 기간 뉴욕시 가구의 75% 이상이 에어컨을 세게 가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냉방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암막 커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뉴욕 아스토리아에 거주하는 세입자 타일러 크럴(36)은 통유리창으로 둘러싸인 6층 아파트에 암막 커튼을 설치한 뒤 콘에디슨(Con Edison) 전기요금이 한 달에 310달러에서 250달러로, 약 60달러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해가 뜨면 이쪽에서, 해가 지면 반대쪽에서 햇빛이 쏟아지지만, 커튼을 친 방은 에어컨을 꺼놔도 최고 23도(화씨 74도) 정도밖에 오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 경험담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창문에 닿는 햇빛의 최대 76%가 실내 열로 전환된다고 추산하며, 제대로 시공된 단열 암막 커튼이 여름철 냉방비를 최대 24%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 여러 매체가 인용한 추정치들도 암막 커튼의 효과를 뒷받침한다. 냉방비 절감 폭은 대체로 5~15% 수준으로 추산되며, 이는 창문 크기·지역 기후·전기요금에 따라 연간 25~150달러의 절감 효과로 환산된다. 일부 조사에서는 실내로 들어오는 적외선을 90% 이상 차단해 에어컨 요금을 최소 20% 낮춘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남향 등 햇빛이 강하게 드는 창문에 어두운 색상의 커튼을 달면 오히려 태양열을 흡수해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안쪽에 밝은색 또는 흰색 안감을 댄 제품을 고르라고 조언한다.

암막 커튼 외에도 한낮 시간대 블라인드 닫기, 오래된 냉방기 필터 교체, 창문·문틈 밀폐 작업, 세탁 습관 개선(찬물 세탁 등)처럼 큰 비용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절약법들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무비용·저비용’ 대책만으로는 구조적인 요금 상승 압박을 상쇄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결국 저소득 가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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