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32강 진출 운명이 마지막 순간까지 안갯속에 빠졌다. 조별리그를 1승 2패로 마친 한국은 더 이상 스스로 결과를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다른 조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한국은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후 멕시코에 0-1로 패한 데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0-1로 무너지며 승점 3(1승 2패), 2득점 3실점, 골득실 -1로 조 3위에 머물렀다. 멕시코는 승점 9로 조 1위를 차지했고, 남아공은 승점 4로 2위에 올라 32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방식이 적용됐다. 12개 조의 1·2위 24개 팀이 자동으로 32강에 진출하고, 각 조 3위 12개 팀 가운데 성적이 가장 좋은 8개 팀이 추가로 32강 티켓을 받는다. 한국은 현재 이른바 ‘조 3위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남아공전 패배는 특히 뼈아팠다. 한국은 무승부만 거둬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지만 승점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다른 조 결과에 운명을 맡기게 됐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을 벤치에 두고 오현규를 최전방에 세우는 변화를 시도했으나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후반 실점하며 무릎을 꿇었다.
축구 통계업체들의 실시간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한국의 32강 진출 가능성은 조별리그 종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일부 모델은 30%대 초반, 일부는 40%대 중반 수준으로 평가하는 등 수치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한국의 상황이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까지 종료된 경기 결과를 반영한 조 3위 경쟁 구도에서 한국은 마지노선 부근에 위치해 있다. 스웨덴, 에콰도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파라과이 등이 이미 한국보다 앞선 위치를 확보했고, 세네갈과 이란도 한국보다 유리한 상황에 있다. 반면 한국보다 확실히 아래에 있는 팀은 많지 않아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가장 큰 변수는 27일(미 동부시간) 열리는 J·K·L조 최종전이다.
먼저 오후 5시 열리는 L조 크로아티아-가나전이 주목된다. 가나는 이미 32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조 3위 경쟁을 이어가고 있어 승점 추가 여부가 중요하다. 크로아티아가 좋은 결과를 거둘 경우 한국보다 유리한 위치에 설 가능성이 높다.
이어 오후 7시30분 열리는 K조 콩고민주공화국-우즈베키스탄전 역시 한국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경기다. 조 3위를 놓고 경쟁하는 두 팀 가운데 어느 한 팀이 크게 승리할 경우 한국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마지막 변수는 오후 10시에 열리는 J조 알제리-오스트리아전이다. 두 팀 모두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어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무승부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양 팀은 모두 승리를 목표로 경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국이 32강 진출에 성공할 경우 유력한 상대는 벨기에다. 벨기에는 조별리그에서 강력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우승 후보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케빈 더브라위너와 로멜루 루카쿠를 앞세운 벨기에는 공격과 경험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한국의 현재 상황은 남아공전에서 승점을 확보하지 못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력 진출 기회를 놓친 뒤 다른 국가들의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 자체가 대표팀에게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의 32강 진출 여부는 27일 오후 10시(EDT) J조 경기가 종료되면 최종 확정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앞선 경기 결과만으로도 한국의 운명이 조기에 결정될 수 있다. 한국 축구팬들은 이제 마지막 세 경기의 결과를 초조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이 극적으로 32강에 오를 경우, 7월 1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리는 32강전에서 강호 벨기에와 맞붙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