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국 국무부가 이민비자와 비이민비자 신청자 전원을 대상으로 인터뷰 장소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앞으로는 원칙적으로 신청자 본인의 국적국 또는 실제 거주국에 있는 미국 공관에서만 비자 인터뷰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국무부는 지난 15일 이 같은 내용의 새 지침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비이민비자 신청자에게 적용하기 시작했던 규정을 이민비자(영주권) 신청자에게까지 확대 적용하는 내용이다. 비이민비자에 대한 원칙은 이미 지난해 11월 1일부터 시행돼 왔으며, 이번 조치로 사실상 모든 종류의 미국 비자 신청 절차에 동일한 원칙이 적용되게 됐다.
새 규정은 영주권(이민비자) 신청자뿐 아니라 관광(B), 유학(F), 교환연수(J), 취업(H-1B), 주재원(L) 등 비이민비자 신청자 전체를 포괄한다. 그동안 일부 신청자들은 본국 공관의 적체를 피해 대기 시간이 짧은 제3국에서 비자를 신청하는 이른바 ‘원정 인터뷰’ 관행을 활용해 왔는데, 이번 조치로 이 같은 우회 경로가 사실상 차단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체류 중 비자를 갱신해야 하는 신청자들이 캐나다, 멕시코, 바하마 등 인접 제3국을 찾아 인터뷰를 받던 방식은 앞으로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주권 신청자의 경우 국립비자센터(NVC)가 신청자의 실제 거주국을 기준으로 인터뷰 장소를 배정하며, 필요에 따라 국적국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본국 공관의 적체를 피해 대기 줄이 짧은 다른 나라 공관으로 케이스를 옮기는 것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부득이하게 국적국도 거주국도 아닌 제3국에서 인터뷰를 받아야 하는 경우, 신청자는 해당 국가에 합법적으로 체류 중임을 증명하는 거주 증명 서류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국무부는 국적국이나 합법적 거주지가 아닌 제3국에서 비자를 신청할 경우 현지 영사의 심사가 한층 엄격해져 비자 거절 확률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약 시스템과 페널티 조항도 함께 강화됐다. 제3국 신청자는 인터뷰 예약 대기 시간이 큰 폭으로 늘어날 뿐 아니라, 비자가 거절될 경우 이미 납부한 신청 수수료는 환불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전되지 않고 전액 소멸한다.
이미 인터뷰 일정이 확정된 신청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해당 일정은 취소되거나 변경되지 않는다. 다만 부득이하게 장소 변경이 필요한 경우에는 대사관이 아닌 국립비자센터(NVC)를 통해 별도로 요청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해당 국가에 거주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서류가 요구될 수 있다.
이번 규정의 예외는 외교·공무용 비자나 나토(NATO) 관련 비자, 그리고 극히 드문 인도주의적 비상사태 등으로 한정된다. 그 외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예외가 인정되지 않는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누적된 비자 적체 현상을 해소하고, 신청자의 거주 사실과 체류 목적, 신원 확인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의 비자 심사는 갈수록 신청자의 실제 거주 실태와 신원 확인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귀국 후 정식 인터뷰가 가장 안전”… 전문가들 조언
이민법 전문가들은 비자 만료를 앞둔 유학생이나 직장인들에게 제3국을 통한 우회 신청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방학이나 휴가 기간을 이용해 본국으로 귀국한 뒤, 자국 소재 미국 대사관에서 정식 절차에 따라 인터뷰를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라는 조언이다.
비자 신청을 준비 중인 이들은 단순히 인터뷰 대기 기간만을 고려해 다른 나라에서 신청하는 전략을 신중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자 신청 수수료는 다른 국가 공관으로 이전하거나 환불받을 수 없는 만큼, 신청 전 인터뷰를 받을 장소를 정확히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국무부와 각국 주재 미국 대사관·영사관은 이번 지침과 관련한 세부 사항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는 만큼, 비자 신청을 앞둔 이들은 수속 전 해당 국가 미국 공관의 최신 공지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