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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민인데 수갑을… ” 애틀랜타 공항 ICE 오인 구금 파문… 확산되는 공항 단속에 한인도 피해

TSA·안면인식 다 통과했는데... 탑승교에서 벽에 밀쳐지고 수갑

K Voice Today by K Voice Today
2026년 08월 10일
in Atlanta, Editor'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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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민인데 수갑을… ” 애틀랜타 공항 ICE 오인 구금 파문… 확산되는 공항 단속에 한인도 피해

[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 존 필립스가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에서 이민세관집행국(ICE) 요원들에게 부당하게 구금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미국 전역 공항에서 ICE 단속이 급증하는 가운데 벌어진 일로, 신원 오인으로 인한 구금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우려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필립스는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평범한 출장길이었다. TSA 보안검색과 신분증 확인, 안면인식까지 모두 통과한 뒤 탑승 직전, 델타항공 측으로부터 좌석 업그레이드 처리 중이니 마지막에 탑승해 달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런데 탑승교에서 전술 장비를 착용한 ICE 요원 3명이 그를 가로막고 벽으로 밀어붙인 뒤 수갑을 채웠다.

필립스는 저항하지 않고 곧바로 자신이 미국 시민임을 밝혔다고 말했다. “요원들이 수갑을 채우면서 이름과 생년월일을 물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약 5분가량 수갑을 찬 채 서 있은 뒤에야 요원들은 그의 조지아주 신분증을 확인하고, 자신들이 실제로 찾던 인물의 사진을 보여줬다. 필립스는 “백인이라는 것 말고는 전혀 닮지 않았다”고 말했다. 요원들이 찾던 사람은 영국 출신이었지만 공교롭게도 이름과 생년월일이 필립스와 동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에 이 모든 보안 시스템이 있는데도 제가 영국인이 아니라 조지아에 사는 존 필립스라는 걸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어이가 없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이번 일로 인해 “이제는 비행기 문에 다가갈 때마다 뒤에 또 요원들이 서 있지 않을지 의심하게 될 것”이라며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민 전문 변호사 찰스 쿡은 이번 체포에 법적 근거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상당한 근거(probable cause)가 없다. 이름과 생년월일이 일치한다는 것만으로는 체포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그는 밝혔다.

ICE 측은 사건 발생 사실은 인정했지만 아직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은 상태다. 델타항공은 “직원들은 법 집행 결정에 관여하거나 통제할 권한이 없으며, 우리의 역할은 항공편의 안전 운항과 승객 존중을 보장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고, 사건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며 해당 고객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항 단속 확대… “일상 여행이 신분 심사로”

이번 사건은 최근 몇 달간 미국 공항 전반에서 확산돼온 ICE 단속 강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구금·추방을 정책 우선순위로 삼으며 ICE 요원을 대거 신규 채용해왔는데, 비평가들은 이들 중 상당수가 충분한 검증과 훈련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최근 감시단체가 공개한 TSA와 ICE 간 양해각서에 따르면 TSA는 승객 여행기록 데이터를 정부 감시대상자 명단과 대조해 ICE와 공유할 수 있다. 한 이민 전문가는 이로 인해 “일상적인 항공 여행이 수백만 외국인 비자 소지자와 영주권 신청자에게 사실상 신분 심사로 변질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비자 연장이나 영주권 신청이 계류 중인 사람들은 법적으로는 체류가 허용되지만 신분상 불안정한 ‘회색지대’에 놓여 있으며, ICE가 이를 체포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ICE는 TSA로부터 받은 첩보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올해 2월까지 800명 넘는 인원을 체포했으며, TSA가 ICE에 넘긴 여행객 기록은 3만 1,000건을 웃돈다. 지난 8일에는 애틀랜타 일대에서 ‘안전한 사회 작전(Operation Safe Community – Atlanta)’이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단속이 벌어져 조지아주에서만 1,226명이 체포됐고, 이 중 720명이 전과 기록을 갖고 있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애초 단속 대상이 아니었던 사람들까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초에는 워싱턴DC 인근 공항에서 한 여성이 아버지 장례식 참석차 텍사스 집으로 가던 중 구금됐고, 지난해에는 영주권을 신청 중이던 한 중국인 여성이 필라델피아행 여정 도중 애틀랜타 공항에서 붙잡히기도 했다.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이런 식으로 여행 중 승객이 갑작스레 구금되는 사건이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공항 내 ICE 요원 배치에 반대하며 행정부에 철수를 요구해왔지만, ICE는 정부 셧다운 국면에서도 예산 지원이 계속돼 단속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확산되는 공항 단속, 한인도 예외 아니다

이 같은 공항 단속 강화 흐름 속에 한인 사회도 잇따라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8일 애틀랜타 일대 단속 직후, 미국 남부의 한 공항에 착륙한 국내선 항공기에서 한국 국적자 1명이 기내에서 ICE 요원에게 체포된 사실이 확인됐다. 현지 이민 단속 상황에 정통한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인물은 비자에 명시된 체류 허용 기간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 한국 국적자가 같은 날 발표된 ‘안전한 사회 작전’의 체포자 1,226명에 포함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1일에는 뉴욕 맨해튼에 거주하는 20대 한인 남성 박모씨가 가족여행을 위해 JFK 공항을 찾았다가 ICE에 체포돼 뉴저지 이민자 구치소에 구금됐다. ICE는 박씨가 무비자 프로그램(ESTA)으로 입국한 뒤 허용된 체류기간 90일을 넘겼다며 체포 당일 최종 추방명령을 발부했다. 그러나 박씨의 아내는 남편이 결혼 후 배우자 초청 청원(I-130)과 신분조정 신청(I-485)까지 마쳐 최종 인터뷰만 남겨둔 상태였다며, 전과도 없고 이민 절차 결과도 나오지 않은 사람을 체포해 추방을 종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더 앞서 지난해 9월 4일에는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 현대차그룹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이민단속이 벌어져 근로자 450여 명이 체포됐고, 이 가운데 300명이 넘는 한국인 근로자가 포함됐다. 당시 체포된 한국인들은 한미 양국 정부 간 협상 끝에 일주일 만에 석방돼 전세기 편으로 귀국했으며, 이후 일부는 새로 비자를 발급받아 공사 현장에 복귀하기도 했다.

이민 전문가들은 ESTA나 각종 비자로 입국한 뒤 체류기간을 넘긴 기록이 있거나 이민 신분에 문제가 있는 경우, 영주권 등 다른 절차가 진행 중이라 하더라도 기존 체류 신분 문제가 해결됐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며, 여행 전 반드시 자신의 체류 기록을 점검하고 전문가의 확인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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