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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입시, 코로나 이전으로 회귀

시험은 부활, 에세이는 축소...컬럼비아 대학, 아이비리그 마지막으로 시험 부활 선언

K Voice Today by K Voice Today
2026년 08월 25일
in Greensboro, Lates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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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입시, 코로나 이전으로 회귀

[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국 대학 입시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완화됐던 정책들을 다시 강화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표준화 시험 성적 제출은 부활하는 반면, 지원자의 부담을 키웠던 보충 에세이는 줄어드는 이중적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컬럼비아대학교는 지난 6월 12일 2027-28학년도 입시부터 SAT 또는 ACT 성적 제출을 다시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컬럼비아는 아이비리그 8개교 가운데 마지막까지 시험 선택제(test-optional)를 유지하던 학교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게 됐다. 다트머스, 예일, 브라운, 하버드, 코넬, 펜실베이니아, 프린스턴이 차례로 시험 의무화로 복귀한 데 이어 컬럼비아까지 합류하면서, 아이비리그 전체가 다시 시험 성적을 요구하는 체제로 돌아섰다.

컬럼비아는 2020년 팬데믹으로 시험장이 문을 닫으면서 한시적으로 시험 제출 의무를 해제했고, 2023년에는 이를 항구적인 정책으로 못박은 바 있다. 그러나 대학 측은 다년간의 교수진 검토 결과 시험 성적이 학생의 잠재적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유용한 지표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새 정책은 2026-27학년도 지원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며, 2027학년도 가을학기 입학을 목표로 하는 지원자부터 시험 성적 제출이 요구된다.

23만 학생 규모 캘리포니아대학교도 시험 부활 검토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주의 공립대학 시스템인 캘리포니아대학교(UC)도 시험 의무화 재도입을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UC 학술평의회 산하 입학정책위원회(BOARS)는 지난 6월 SAT·ACT 활용 여부를 검토할 교수진 실무단 구성을 발표했으며, 캘리포니아주가 11학년생에게 시행하는 스마터 밸런스드(Smarter Balanced) 시험을 대안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조사하기로 했다.

UC는 2020년 이사회 결정으로 시험 요건을 정지했고, 2021년부터는 아예 시험 성적을 고려하지 않는 ‘시험 배제(test-blind)’ 정책을 시행해 왔다. 그런데 3천 명이 넘는 교수진이 시험 부활을 촉구하는 서명에 참여하는 등 학내 압력이 커지면서, UC 이사회는 애초 2027년 가을로 예정했던 권고안 제출 시점을 2027년 6월로 앞당겼다.

UC 산타바버라 캠퍼스의 프라딥 센 공학과 교수는 지난 7월 이사회에서 2022~2023년 무렵부터 학생들이 15년간 내줬던 것과 같은 숙제조차 버거워하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증언하며, 그 결과 수업 시간에 이미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을 다시 가르치느라 정작 다뤄야 할 진도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구통계학적 집단별로 시험 성적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우려에는 공감하면서도, 해법은 학생들이 대학 수학에 필요한 기초를 갖췄는지 확인하는 유일한 지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캘리포니아주 소재 ‘대학 진학 기회 캠페인’의 제시 라이언 대표는 같은 회의에서 SAT 부활이 정의되지 않은 문제에 대한 완전히 잘못된 해법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UC가 표준화 시험을 없앤 이후에도 재학생 유지율과 졸업률은 안정적이거나 오히려 상승했다며, 대학 준비도를 높이려면 선발을 더 까다롭게 할 것이 아니라 학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리아 앙기아노 UC 이사회 의장은 최근 논의가 입학 절차와 표준화 시험에만 지나치게 좁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언급했다.

조지아·워싱턴대 등, AI 작성 가려내기 어려워 에세이 축소

시험 성적 요구가 부활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다수의 대학은 보충 에세이 항목을 축소하거나 아예 없애고 있다. 조지아대학교, 조지아공과대학교, 노스캐롤라이나대(채플힐), 마이애미대학교, 튤레인대학교, 워싱턴주립대학교 등 최소 6개 주요 대학이 2026-27학년도 입시부터 보충 에세이를 전면 폐지했으며, 코넬대학교와 버지니아대학교, 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 등도 에세이 요건을 줄였다.

조지아대학교는 그동안 인상 깊게 읽은 책에 대해 쓰도록 했던 ‘북 에세이’를 없앴다. 조지아대 데이비드 그레이브스 학부입학처장은 몇 년간의 에세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원자당 하나의 에세이만으로도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으며, 아울러 모든 입학사정관이 AI로 작성된 에세이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워싱턴대학교는 수년 전 학생들이 자신을 더 폭넓게 보여줄 수 있도록 도입했던 ‘선택’ 에세이 항목을 없애기로 했다. 로네 터너 입학관리 부총장보는 학생들이 제공한 정보 상당수가 이미 다른 항목과 중복됐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교 진학상담사들을 통해, 많은 학생이 이 항목을 건너뛰면 오히려 불리하게 평가될까 봐 사실상 필수처럼 받아들이며 부담을 느껴왔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에세이 축소의 배경으로 AI를 직접 지목한 곳도 있다. 튤레인대학교의 마이클 스트레커 대변인은 ‘왜 튤레인인가’를 묻던 지원 동기 에세이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결정에 AI로 작성된 에세이에 대한 우려가 분명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일부 입학사정관들은 정확도가 떨어지는 AI 탐지 시스템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고도 전했다. 지난 2월 코넬대와 카네기멜런대 연구진이 지원서 8만 건 이상을 분석한 연구도 이런 우려에 힘을 실었다.

42년간 입학사정관으로 일하다 지난해 은퇴한 크리스토프 구텐탁 전 듀크대 학부입학처장은, AI의 등장으로 인해 이런 맥락에서 쓰인 글이 반드시 그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고 글을 쓰는지를 정확히 보여주지는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진단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는 최근 지원자에게 AI 활용 범위를 구체적으로 안내하기 시작했는데, 부모나 교사와 아이디어를 상의하거나 교정을 부탁하는 것은 괜찮지만, 면접이나 대화에서 자신이 쓴 내용을 직접 설명하지 못한다면 제출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보충 에세이 폐지의 표면적 이유는 지원자의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지만, 부수적 효과도 뒤따른다. 요구 항목이 줄어들면 지원이 쉬워지면서 지원자 수가 늘고, 그 결과 합격률은 낮아져 학교가 더 까다로운 곳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상당수 대학은 일부러 불합격 통지를 늘리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튤레인대 스트레커 대변인도 합격률을 낮춰 선발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고 강조하며, ‘왜 튤레인인가’ 에세이가 최근 몇 년간 선발 결정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고등교육 우수성을 위한 협약(Compact for Academic Excellence in Higher Education)’도 자리하고 있다. 이 협약은 연방 자금 지원 우대를 조건으로, 입학·장학금 결정에서 인종·성별 등 요소 고려를 배제하고 SAT 등 표준화 시험 요구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10월 백악관은 9개 대학에 이 협약을 처음 제시했으나 MIT를 비롯한 다수 대학이 서명을 거부했으며, 이후 제안 대상은 전체 고등교육기관으로 확대됐다.

2023년 연방대법원이 소수인종 우대 입학정책(affirmative action)에 위헌 판결을 내린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이 판결을 인종을 조금이라도 고려하는 모든 관행에 대한 전면 금지로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다수의 대학 관계자와 법률 자문단은 이런 해석에 사적으로는 이견을 보이면서도, 잇따른 법무부 조사에 위축돼 논란을 피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팬데믹 이후 5년, 다시 원점으로

2020년 팬데믹 초기 1,700개가 넘는 대학이 한꺼번에 시험 선택제로 전환하며 저소득층·1세대 대학 진학자에게 불리하다는 형평성 문제 제기에 호응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AI의 부상과 학생 준비도에 대한 우려, 소수인종 우대 입학정책의 종료, 그리고 ‘성과’ 중심 지표를 강조하는 정치적 압력이 맞물리며 진자는 다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입시 시즌에는 더 다양한 배경의 지원자들이 더 많은 학교에 지원하면서 전체 지원자 수가 늘었지만, 향후 몇 년간은 학령인구 감소로 등록생 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고등교육에 대한 대중의 불신과, AI가 노동시장을 재편하면서 불거지는 ‘대학 학위의 가치’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학생 수가 줄고 AI의 영향력이 커지는 미래를 앞두고, 지원 절차를 단순화해 지원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려는 시도가 학교들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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