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애틀랜타=김선엽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개최국 멕시코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18일 오후 9시 멕시코 자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패했다.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던 한국은 이로써 1승 1패(승점 3)를 기록, 2연승을 달린 멕시코(승점 6)에 이어 조 2위로 내려앉았다. 멕시코는 이번 승리로 이번 대회 48개국 중 가장 먼저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날 경기는 평일 늦은 저녁 시간에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미 동남부 지역 한인들의 축구 열기는 뜨겁게 타올랐다. 특히 애틀랜타와 그린스보로 지역 한인들은 각처에 함께 모여 대규모 공동 응원전을 펼치며 ‘붉은 악마’의 함성을 외쳤다.
두 지역의 한인회와 사회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마련한 응원 현장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수많은 한인들이 붉은 티셔츠를 입고 모여들었다. 참가자들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중계되는 경기 화면을 주시하며, 한국 대표팀의 공격과 수비 하나하나에 환호와 탄식을 이어갔다. 경기 결과는 아쉬운 패배로 끝났지만, 현장에 모인 동포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다가오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의 선전을 기원했다.
개최국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멕시코를 상대로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펼쳤다. 한국은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스리백 라인을 가동하며 수비 안정에 무게를 두었다. 이강인이 전반 4분 만에 경고를 받는 등 멕시코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기도 했으나, 조직적인 수비로 멕시코의 공세를 차단했다. 멕시코 역시 야유를 보낼 만큼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고, 양 팀은 전반전을 득점 없이 0-0으로 마쳤다.
승부는 후반 초반 순간의 방심으로 갈렸다. 후반 5분, 멕시코의 평범한 크로스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국 골키퍼 김승규와 수비수 이기혁이 서로 충돌하며 공을 놓치는 치명적인 실책이 발생했다. 문전 앞에서 집중력을 유지하던 멕시코 미드필더 루이스 로모가 흘러나온 공을 가볍게 밀어 넣으며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실점 이후 흐름을 바꾸기 위해 홍명보 감독은 강수를 두었다. 후반 12분 에이스 손흥민과 이재성을 빼고 황희찬과 오현규를 투입하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멕시코 수비진에 완전히 묶이며 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채 일찍 그라운드를 떠났다.
한국은 경기 막판 황의찬의 돌파와 이강인의 중거리 슈팅 등으로 동점골을 노리며 멕시코를 세차게 몰아붙였다. 가장 결정적인 기회는 후반 42분에 찾아왔다. 교체 투입된 조규성이 문전에서 날카로운 헤더 슛을 날렸으나, 소속팀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른 멕시코 골키퍼 라울 랑헬의 슈퍼 세이브에 걸렸다. 이어 흘러나온 공을 양현준이 재차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이마저도 랑헬의 동물적인 반사신경에 가로막히며 결국 동점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멕시코전 패배로 한국의 32강 진출 여부는 마지막 3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같은 조의 체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1-1로 비기면서 한국은 여전히 조 2위를 유지해 자력 진출의 희망이 남아있다. 한국은 오는 6월 24일 오후 10시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