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하와이 오아후섬 하나우마베이 인근에서 하이킹에 나선 한국인 부자(父子)가 사흘째 실종 상태로, 미 해안경비대를 비롯한 다중 기관이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미 해안경비대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49세 한국인 남성과 그의 16세 아들은 지난 23일(화) 오전 7시쯤 와이키키의 호텔을 나서 오아후 동부 해안에 위치한 하나우마베이 능선 트레일(통칭 ‘락 브리지 트레일’)로 하이킹을 떠났다. 이들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 날 오전 8시 45분쯤, 다른 등산객들이 ‘락 브리지’로 불리는 구역 인근에서 주인 없는 배낭 하나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배낭 안에는 휴대폰과 지갑이 들어 있었으며, 당국 확인 결과 이는 부친의 소지품으로 확인됐다. 호놀룰루 소방국은 트레일 입구 인근 포틀록 지역에서 이들의 렌터카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 호놀룰루 소방국, 호놀룰루 해양안전국, 미 해안경비대는 같은 날 화요일 오전 늦게 실종 사실이 확인되자 곧바로 합동 수색에 나섰다.
당국은 두 사람이 트레일에서 해안 쪽으로 내려가던 중 바다로 휩쓸려 들어갔을 가능성을 가장 우려스러운 시나리오로 보고 수색을 진행 중이다. 호놀룰루 소방국의 키오펠레 고완 대장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두 사람이 물속에 있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보고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수영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국은 이 전제를 바꾸지 않고 있다.
배낭이 발견된 ‘락 브리지’는 가파른 절벽과 깊은 바다, 강한 너울이 있는 곳으로, 현지에서는 악명 높은 위험 지점으로 알려져 있다. 호놀룰루 소방국 관계자는 “그 구역에서 수년간 사람들이 바다로 휩쓸려가는 사고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말했으며, 실제로 2020년에는 56세 여성이 그곳 바다에 빠져 사망한 사례가 있다. 당국은 하나우마베이 능선 트레일 본선 자체는 대체로 안전하지만, 등산객이 표시된 길을 벗어나 절벽이나 해안 방향으로 이동하면 빠르게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색은 23일(화)부터 시작돼 25일(목)까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둘째 날인 수요일에는 헬리콥터 2대와 드론, 구조보트 2척, 다이버들이 투입돼 마우날루아베이부터 다이아몬드헤드까지, 해안에서 최대 3마일 거리까지 수색이 진행됐다. 이날 수색은 오후 7시50분쯤까지 이어졌다.
목요일 오후 3시 기준 브리핑에서 미 해안경비대의 크리스 세나 중령은 수색 범위를 마카푸 포인트부터 바버스 포인트까지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해안경비대는 헬리콥터와 45피트급 대응정을 투입했으며, 경비함 ‘올리버 베리’호가 야간에 두 차례 추가 수색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수색팀이 훑은 해안선은 30마일(약 48km)이 넘으며, 전체 수색 면적은 162평방해리에 달한다. 해안경비대는 해류와 표류 패턴을 추적하기 위해 바다에 부이를 설치했고, 다이빙 그리드와 잠수요원 5명을 동원해 제트스키 수색팀을 지원하고 있다.
호놀룰루 소방국과 해안경비대는 통상 최소 3일간 전면 수색을 진행하는 절차를 따르고 있어, 수색은 적어도 금요일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수색 작업은 거센 바람과 파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안경비대 관계자는 “파고가 5~6피트(약 1.5~1.8m)에 달하고 풍속도 시간당 20노트(시속 약 37km)까지 올라가면서 수색 여건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당국은 소형선박 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거친 바다와 강풍이 수색 작업을 지연시키는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미 해안경비대의 세나 중령은 실종자 가족 및 한국 영사관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 두 차례, 아침과 저녁에 그날의 수색 상황을 가족들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은 이번 여행에 부자와 동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놀룰루 경찰은 실종된 부친의 신체 특징을 키 약 183cm, 체중 약 85kg, 흑발, 갈색 눈으로, 아들은 키 약 178cm, 체중 약 70kg, 흑발, 갈색 눈으로 각각 설명했다.
당국은 하나우마베이를 비롯한 오아후 해안 트레일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표시된 등산로를 벗어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트레일 초반은 평이해 보이지만 갈수록 가팔라지고, 더위와 체력 소모가 상당해 경험이 부족한 등산객들이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절벽 인근 해안가 구간은 너울이 강하고 추락·낙상 위험이 커, 사진 촬영이나 경관 감상을 위해 정해진 길을 벗어나는 행동은 절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와이를 비롯한 해외 여행지에서는 ‘안전해 보이는’ 관광 명소라도 현지인이 아니면 인지하기 어려운 위험 요소가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해안 절벽, 강한 너울, 이안류(rip current) 등은 짧은 시간에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어, 표지판과 현지 안내를 따르고 무리한 단독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