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장바구니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관세 부담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며, 가까운 시일내 가격 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방노동통계국(BLS)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8월 식료품 가격은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이는 2022년 10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이다. 또한 식료품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대비 29%나 높아졌다.
미시간 스테이트대학의 식품경제학자 데이비드 올테가 교수는 “식료품 가격 상승은 코로나-19
당시의 공급망 혼란에서 시작됐다. 이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고 조류 인플루엔자(조류독감)가 미국 달걀 공급을 크게 위축시켰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고점 대비 달걀 가격은 70% 하락했지만 철새 이동이 활발해지는 가을철에는
상업적 생산이 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올테가 교수는 기후변화 또한 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2022년 미국의 가뭄으로
인해 많은 농가가 암소와 송아지를 조기 매각하면서 소 사육 기반이 축소됐고,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았다. 실제로 8월 쇠고기 가격은 전월 대비 2.7%
상승했다.
웰스파고 농식품연구소의 마이클 스완슨 수석 농업경제학자는 “현재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품목은 쇠고기다. 쇠고기는 가계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가격이 오르면
전체 지수 상승을 견인한다”고 말했다.
커피 가격 역시 브라질 가뭄 여파와 50% 관세 부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은 미국 커피
공급의 약 30%를 차지하는 국가다. 쇠고기의 경우 미국 내 생산이 크지만, 브라질·호주 등지에서
‘저지방 쇠고기’ 수입 의존도가 높아 관세 여파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올테가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또 “불법 이주 농장 노동자 단속 강화 등 이민 정책이 이어질 경우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바구니 물가 급등은 소비자 심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AP-NORC 공공정책연구소가 8월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가 “식료품 가격이 주요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에게 할인행사나 가격 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권고했다. 올테가
교수는 “자사 브랜드나 PB 상품으로 눈을 돌리면 품질 손실 없이 지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