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N.C.=김선엽 기자] 미국 전역에서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부정수급에 대한 연방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의료·복지 업종 전반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와 뉴욕에서 잇따라 적발된 대형 사기 사건은 이러한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Pasadena의 상처 치료 클리닉 Expert Wound Care PC는 실제 시행되지 않은 피부 이식 및 피부 대체재 시술을 청구해 수천만 달러를 부당 수령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해당 클리닉은 2025년 9월부터 2026년 4월까지 단 7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4,660만 달러 이상의 메디케어 청구를 제출했고, 이 가운데 약 3,400만 달러가 지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방 법원은 이와 관련해 약 203만 달러 규모의 자산 압류를 승인했다.
수사 당국은 특히 일부 환자에게 실제로는 제공되지 않은 시술이 수십 건에 걸쳐 청구된 정황을 확인했다. 한 환자에게만 600만 달러가 넘는 비용이 청구된 사례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청구 패턴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상 징후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유사한 의료보험 사기 사건은 뉴욕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연방 법원은 메디케어를 상대로 약 2,440만 달러 규모의 사기를 저지른 한인 약사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해당 약사는 환자들에게 현금과 상품권을 제공해 불필요한 처방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뉴욕 퀸즈 지역에서는 어덜트 데이케어와 약국이 결합된 조직이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를 상대로 1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사기를 벌인 혐의로 기소되면서, 단일 기관이 아닌 네트워크형 범죄 구조도 확인되고 있다.
연방 수사 당국인 국토안보수사국과 보건복지부 감찰관실은 이러한 사건들이 공통적으로 고가 청구가 가능한 의료 서비스 항목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피부 대체재 시술, 처방약 청구, 재활 및 돌봄 서비스 등은 구조적으로 보험 사기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단속 강화의 배경으로 연방 정부의 데이터 기반 감시 시스템 확대를 꼽는다. 과거에는 내부 고발이나 개별 신고에 의존하던 수사가 이제는 대규모 청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패턴을 자동으로 탐지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특정 커뮤니티를 겨냥한 조치라기보다, 고령층 대상 의료·복지 산업 전반에 대한 구조적 점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한인 사회에서도 약국, 홈헬스케어, 어덜트 데이케어 등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결과적으로 수사 대상에 포함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규정을 준수하는 정상적인 사업자까지 의심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내부 관리와 컴플라이언스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청구 과정에서의 문서 관리, 실제 서비스 제공 여부 검증, 환자 유치 과정의 적법성 확보 등이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일반 이용자들에게도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자신의 메디케어 청구 내역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받지 않은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즉시 신고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연방 당국의 단속이 더욱 정교해지고 범위가 확대되면서, 의료보험 사기를 둘러싼 수사는 앞으로도 계속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 전반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중요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