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노스캐롤라이나주가 주내 모든 고속도로에 인공지능(AI) 감시 카메라 설치를 전격 승인했다. 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정부 감시망 확장으로 평가받는 이번 조치를 둘러싸고 치안 유지와 사생활 침해 간의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주정부가 최근 확정한 예산안에 따르면, 그동안 제한적으로 운영되던 AI 기반 ‘플록(Flock)’ 감시 카메라 시범 프로그램이 영구 사업으로 전환됐다. 기존 2023년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주 전역에 이미 140대 이상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1억 5,000만 건 이상의 번호판 스캔을 기록한 바 있으며, 이번 법안 개정으로 정식 운영의 길이 열렸다.
이번 예산안 발효로 법적인 설치 권한은 즉시 발효된 상태다. 다만 주정부가 특정 일자에 일괄 가동하는 방식이 아닌 만큼, 실제 현장 가동 시기는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존 시범 운영으로 이미 설치된 140여 대의 카메라는 즉시 영구 운용 체제로 전환됐다. 반면, 신규 설치 구간은 각 지역 사법경찰기관이 주교통부(NCDOT) 및 주수사국(SBI)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예산 배정 등 행정 절차가 완료되는 지역부터 향후 수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현장에 설치 및 가동될 예정이다.
이번 법안은 특정 수량 상한선을 두고 일괄 설치하는 대신 주내 모든 사법경찰기관이 주 관리 고속도로 구간에 자유롭게 카메라를 배치할 수 있도록 권한을 전면 개방했다.
이에 따라 I-40, I-85, I-95 등 주를 관통하는 주요 간선 고속도로망 전체가 설치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그린스보로 지역의 경우, 기존에는 시내 주요 도로 및 교차로 위주로 구동되던 번호판 인식 감시망이 I-40, I-85, I-74 및 I-840(어반 루프) 등 고속도로 진출입로와 주요 순환 도로망으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플록 시스템은 지나가는 차량의 번호판은 물론 차종, 모델, 색상까지 실시간으로 촬영해 중앙 데이터베이스로 전송한다. AI 알고리즘은 이 정보와 도난 차량, 수배자, 실종자, 기타 범죄 수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비교·분석한다.
치안 당국과 찬성 측은 범죄 예방 및 해결에 뛰어난 효과가 입증됐다는 입장이다. 올해 초 뉴올리언스 축제장 총기 난사를 계획한 혐의를 받던 전직 채플힐 경찰관이 플로리다에서 체포될 수 있었던 것 역시 번호판 자동 인식(ALPR) 데이터의 추적 덕분이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비판론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일반 시민의 이동 경로가 사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기록되고 검색 가능한 상태로 저장된다는 점이 핵심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시스템 남용 사례가 늘면서 우려가 현실화됐다. 최근 조지아주 수사국(GBI)은 사적 목적으로 플록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한 전직 경찰관 5명을 기소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페이지랜드에서는 감시망 확장에 반발한 주민이 카메라 설치 기둥을 고의로 절단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논란이 이어지자 주정부는 사업 참여 기관에 카메라 운용 관련 서면 정책을 작성하도록 하고, 90일 이상 보관되는 데이터의 비중과 수집 건수를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시 기술의 오남용 우려와 정보 보관 기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치안 강화와 기본권 침해 사이의 사회적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