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김선엽 기자] 미국 정부가 홍콩을 방문하거나 공항을 경유하는 자국민에게 개인 전자기기 비밀번호 제출 요구를 거부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은 최근 공지를 통해 홍콩 당국이 국가보안법 시행 규칙을 개정하면서 경찰이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전자기기의 비밀번호 제공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은 특히 해당 규정이 홍콩 거주자뿐 아니라 관광객과 출장자, 심지어 홍콩 국제공항 환승객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개정 규정에 따르면 경찰의 요청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최대 1년 징역형 또는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허위 정보를 제공할 경우 처벌 수위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번 조치는 2020년 도입된 홍콩 국가보안법과 2024년 시행된 이른바 ‘아티클 23’ 국가보안조례 체계를 보완하는 시행 규칙 개정 형태로 시행됐다.
홍콩 정부는 해당 조치가 국가안보 관련 수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국제 인권단체와 법률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보호와 표현의 자유가 추가로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국가보안 관련 출판물을 판매한 혐의로 서점 관계자들이 체포되는 등 국가보안법 적용 범위가 확대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미 국무부는 홍콩 방문 또는 환승 예정인 자국민에게 전자기기 검색 요구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여행자 등록 프로그램(STEP)에 가입해 안전 공지를 수신할 것을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여행 시 국가별 디지털 프라이버시 보호 수준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출입국 과정에서 전자기기 보안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