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김선엽 기자] 허리케인 이사이아스가 10월 9일 밤 9시 30분 플로리다 데스틴 인근에 카테고리 2, 지속풍속 시속 105마일로 상륙한 뒤 내륙으로 들어오며 밤 11시 발표에서 카테고리 1, 시속 90마일로 약화됐고, 조지아는 강풍 경보와 침수 감시 속에 밤사이 정전과 토네이도 위험에, 노스캐롤라이나는 주말 집중호우 영향에 들어갈 전망이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이사이아스는 9일 밤 9시 30분 플로리다 팬핸들의 데스틴 인근 해안에 상륙했다. 상륙 당시 등급은 카테고리 2로 지속풍속은 시속 105마일에 달했다. 이후 중심이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세력은 빠르게 약해졌고, 같은 날 밤 11시 NHC 자문에서는 카테고리 1, 지속풍속 시속 90마일로 낮아졌다.
이사이아스는 올해 대서양에서 매우 늦게 발달한 첫 허리케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7일 밤 카테고리 1으로 발달한 뒤 8일 오후 시속 85마일까지 강해졌고, 9일에는 상륙을 앞두고 시속 110마일에 가까운 강한 카테고리 2 수준까지 세력을 키울 것으로 예보된 바 있다. 실제 상륙 강도는 그 예보 범위 안에서 이뤄졌다.
상륙 지점인 데스틴 일대는 플로리다 팬핸들에서도 한인 관광객과 거주자가 자주 찾는 해안 도시와 가까운 곳이다. 폭풍해일과 강풍, 집중호우가 겹치면서 플로리다와 앨라배마, 조지아를 합친 정전 규모는 밤사이 60만 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보도됐다. 이 가운데 조지아에서도 1만 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아강풍 경보·침수 감시… 돌풍 최대 60마일, 9일 밤부터 10일 밤까지가 고비
조지아 비상관리청(GEMA)이 9일 오후 2시 기준으로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주 대부분 지역에서는 시속 40~50마일의 강풍 돌풍이 예상된다. 북부 조지아 고지대와 폭풍 중심에 가까울수록 돌풍은 최대 시속 60마일까지 강해질 수 있다. 영향 시간대는 9일 밤부터 10일 밤까지로, 비와 함께 토네이도와 정전 발생 우려가 함께 제기됐다.
메트로 애틀랜타를 포함한 북부 조지아에는 강풍 경보가 발령됐고, 주 대부분 지역에는 침수 감시가 걸린 상태다. 이는 8일 오후 단계에서 북부에 내려졌던 강풍 감시와 침수 감시가 하루 만에 경보와 감시 체제로 강화된 것이다. 서남부 5개 카운티에 내려졌던 열대폭풍 경보와 서남부·중서부에 걸린 열대폭풍 감시도 상륙 이후 내륙 영향과 맞물려 비바람의 범위가 넓어졌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지난 8일 이사이아스에 대비해 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주지사실 행정명령 목록에는 ‘허리케인 이사이아스에 대한 비상사태 선언’(행정명령 10.08.26.01)이 공식 게재됐다. 주 비상운영센터는 9일 가동에 들어갔으며, 자원 투입과 필요시 주방위군 동원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기상 당국은 조지아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시간대를 9일 밤부터 10일 밤까지로 보고 있다. 마당의 느슨한 물건을 고정하고 배수구를 정비하며,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야간에도 경보를 받을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 토네이도 경보에 대비해 실내 안전 공간을 미리 확인하고, 침수된 도로는 운전하지 않으며, 정전에 대비해 식수와 음식, 상비약을 준비하라는 것이 이날 나온 대비 요령의 골자다.
8일 오후 기준으로 조지아 어느 카운티에도 대피 명령은 내려지지 않았고, 조지아 내 휴교나 대피소 개설이 확인된 것도 없었다. 그러나 상륙 이후 정전이 현실화하고 강풍 경보가 발효되면서 상황은 유동적이다. 각 카운티 비상관리 당국과 전력 회사의 추가 발표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정전플로리다·앨라배마·조지아 합쳐 60만 가구 넘어
밤사이 집계된 정전 피해는 이사이아스의 상륙 강도를 보여준다. 플로리다와 앨라배마, 조지아 3개 주를 합쳐 60만 가구가 넘는 가정에 전기 공급이 끊긴 것으로 보도됐다. 조지아에서도 1만 가구 이상이 정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아의 정전은 강풍에 쓰러진 나무와 전선 피해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북부 조지아에 강풍 경보가 유지되는 동안 추가 정전이 발생할 수 있고, 복구 작업은 비바람이 잦아든 뒤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전이 길어질 경우 냉장 식품 관리와 의료기기 사용, 휴대전화 충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노스캐롤라이나직접 상륙은 아니지만 주말 비 영향 커져
노스캐롤라이나는 이사이아스의 직접 상륙 경로에서는 벗어나 있다. 그러나 폭풍이 내륙에서 약해지며 북상하는 과정에서 주말 강우 영향은 오히려 커졌다. NHC가 제시한 남동부 강우 구역은 테네시 밸리와 캐롤라이나까지 닿으며, 약해진 중심은 주말 사이 테네시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보됐다.
서부 노스캐롤라이나에는 침수 감시가 내려졌고, 블루리지 급경사면 쪽으로는 4~6인치 이상의 비가 내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8일 오후 단계에서 예상됐던 서부 1~3인치보다 강우 전망이 상향된 것이다. 다만 기상청은 지난 헬렌 때와 같은 수준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헬렌 당시 최대 30인치에 이른 비와 시속 70마일을 넘긴 돌풍에 비하면 이번에는 강우와 바람 모두 약한 편이고, 최근 건조한 지면 상태도 침수 우려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해안 지역도 안심할 수 없다. 윌밍턴을 비롯한 노스캐롤라이나 해안에는 주말 동안 3~6인치의 비가 내리고, 국지적으로는 6~8인치까지 쏟아질 가능성이 보도됐다. 조수 침수와 이안류, 고립성 토네이도 가능성도 함께 거론됐다. 해안 저지대와 배수가 약한 도심 지역에서는 짧은 시간에 물이 불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그린스보로, 랄리, 더램, 샬롯 등 노스캐롤라이나 한인 거주 지역은 강풍의 직접 피해보다는 주말에 들어오는 비구름과 침수, 해안으로 이동할 경우의 조수 침수와 이안류, 그리고 약하게 이어질 수 있는 기상 불안정을 유의하는 수준이다. “영향권 밖”으로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8일 오후 기준으로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모두 이사이아스와 관련한 주 비상사태나 대피는 확인되지 않았다. 주말 강우가 본격화하면서 카운티 단위 침수 주의와 도로 통제가 뒤따를 수 있어 지역 기상청 발표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인근 주앨라배마·플로리다는 대피와 휴교 이미 시작
상륙이 임박했던 걸프 해안에서는 움직임이 먼저 시작됐다. 앨라배마의 케이 아이비 주지사는 7일 오후 4시(중부시간)부터 7일간 40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발효했다. 플로리다의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6일 팬핸들과 빅벤드 25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플로리다 오칼루사와 에스캄비아, 프랭클린 카운티 해안 저지대와 장벽섬, 이동식 주택 등에는 목요일 정오를 전후해 의무 대피가 내려졌고, 펜서콜라와 크레스트뷰 등에는 대피소가 문을 열었다. 앨라배마 도핀섬과 볼드윈 카운티 해안에서는 자발적 대피가 권고됐다. 플로리다 오칼루사·산타로사·에스캄비아와 앨라배마 볼드윈·모빌 등에서는 목·금요일 휴교도 잇따랐다. 다만 이는 플로리다와 앨라배마의 조치로, 조지아 휴교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미국 적십자는 재난 인력 370여 명과 구호물자를 걸프 해안으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발표된 대피소 목록은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앨라배마, 미시시피에 집중됐고 조지아는 포함되지 않았다. 상륙 이후 피해가 확인되면서 구호 범위도 조정될 전망이다.
전망약해진 중심 북상… 비구름과 토네이도 위험 주말까지
이사이아스는 상륙 뒤 빠르게 약해지겠지만, 약해진 중심이 앨라배마를 거쳐 테네시 쪽으로 북상하면서 비구름의 띠는 동쪽으로 넓게 퍼질 전망이다. 조지아 서부와 앨라배마 동부에서는 토요일 고립성 토네이도 가능성이, 토요일 밤에는 남부 애팔래치아와 캐롤라이나 쪽으로 약한 불안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됐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도 많다. 상륙 뒤 따라붙는 집중호우 띠의 정확한 위치, 토요일 조지아 토네이도 위험 구간의 세부 배치, 북부 조지아 내륙 바람의 실제 세기는 주말 예보가 업데이트되면서 가닥이 잡힌다. 켐프 주지사의 행정명령 전문에서 대상 카운티 범위와 유효 기간 등 세부 조건도 8일 오후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상 당국은 주말 외출을 계획한 주민들에게 예보를 자주 확인하고, 침수된 도로에는 절대 진입하지 말 것을 거듭 당부했다. 정전이 발생한 지역에서는 신호등이 꺼진 교차로를 사방향 정지 지점으로 인식하고, 발전기 사용 시에는 반드시 실외에서만 가동해 일산화탄소 중독을 막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