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콘신=김선엽 기자] 미 연방 이민법원의 영주권 부여 판결에도 불구하고 50대 멕시코 여성이 정기 점검 도중 전격 구금되면서 이민 당국의 ‘무관용 원칙’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지난 10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거주하는 엘비아 베니테즈 수아레즈(50)가 ICE 사무소에서 체포됐다. 그녀는 이미 이민 판사로부터 “추방을 취소하고 영주권을 부여한다”는 판결을 받은 상태였으나, 정부 측의 항소로 절차가 진행 중인 와중에 구금됐다.
35년 전 미국으로 건너와 네 자녀를 모두 시민권자로 키워낸 수아레즈의 삶은 지난해 7월 나이아가라 폭포 여행 중 발생한 실수로 급변했다. 길을 잘못 들어 잠시 캐나다 국경을 넘었다 돌아오는 과정에서 미 당국에 체포된 것이다. 이후 6개월의 구금 끝에 승소하며 자유를 찾는 듯했으나, 당국은 다시 그녀의 발을 묶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국토안보부(DHS)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당국은 현재 시행 중인 ‘자진 출국 지원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2,600달러의 지원금과 항공권을 받고 스스로 떠나지 않을 경우 예외 없는 체포와 추방이 이뤄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반면 법조계는 강력히 반발했다. 수아레즈의 변호인 마크 크리스토퍼는 “범죄 이력도 없고 영주권 자격까지 입증된 여성을 수갑 채워 연행한 것은 이민 시스템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녀가 켄터키주 시설로 이감된 후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어 가족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한 상태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 전역의 이민자 커뮤니티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영주권이나 비자 갱신을 위해 정기 점검(Check-in)을 앞둔 이들 사이에서는 “정기 방문이 곧 체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됐다.
이번 사건은 이민자 권리 보호와 법 집행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오는 가을 중간선거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아레즈의 항소 절차는 최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그동안 그녀의 석방 여부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