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신규 암 환자 8명 중 1명은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랜싯 온콜로지(Lancet Oncology)’ 9월 2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신규 암 발생 건수 약 2060만 건 중 12%에 해당하는 230만 건이 감염에 의해 유발됐다. 이는 미국 내 전체 암 발병 중 폐암이 차지하는 비중과 유사한 수준으로, 감염이 암 발생의 주요 원인임을 보여준다.
암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감염원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 pylori),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 B형 간염 바이러스(HBV),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C형 간염 바이러스(HCV) 등 5가지로 집계됐다. 위암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약 760,00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자궁경부암 등을 일으키는 HPV가 약 750,000건으로 뒤를 이었다. 간암의 주요 원인인 HBV와 HCV는 각각 360,000건, 160,000건을 기록했고, 비인두암 및 위암과 연관된 EBV는 260,000건을 발생시켰다.
감염성 암 부담의 약 75%는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에 집중됐다. 지역별로는 동아시아가 전체 감염 관련 암 발병의 42%를 차지해 가장 높았으며, 서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중·동유럽, 동남아시아 순으로 나타났다. 동아시아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와 HBV 감염에 의한 위암·간암 부담이 컸고,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HPV 및 HIV 연관 암 비율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감염성 암의 대다수가 백신 접종과 초기 진단, 치료를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병원체들이 세포의 사멸 및 유전자 수리 기구를 교란하거나 직접적인 암 유발 유전자(온코진)를 주입해 암을 일으키는 만큼, 원인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암 예방책으로 꼽혔다.
하지만 보건 현장에서는 백신 공급 불균형과 재정적 장벽, 사회적 낙인 등으로 인해 예방 도구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IARC 연구진은 “감염 조절은 전 세계 암 예방 전략의 핵심이다”라며, 각국 정부가 HPV·HBV 백신 접종을 확대하고 헬리코박터균 및 간염 바이러스 검진·치료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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