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의 ‘권력 남용’에 항의하는 두 번째 대규모 ‘노 킹스(No Kings)’ 평화 시위가 18일 미전역 주요 도시에서 약 700만명으로 추산되는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A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전국 주요 도시 곳곳에서 참가자들은 이민 단속 강화, 미군의 주요 도시 투입 등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거리를 가득 메웠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시위 과정에서 폭력 사태나 체포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시위 주최 측은 성명을 통해, “미전역 2,700여개 도시와 타운에서 약 700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무브온(MoveOn)’의 케이티 베셀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이번 시위에 나선 수백만명은 미국에 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출발했다”며 “우리는 싸울 가치가 있는 나라를 믿는다”고 말했다.
참가 인원에 대한 독립적인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공개 자료를 토대로 정치 시위 규모를 분석하는 프로젝트인 하버드대와 코네티컷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크라우드 카운팅 컨소시엄(Crowd Counting Consortium/CCC)’은 “몇주내로 추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CC 공동책임자인 제러미 프레스먼 코네티컷대 정치학 교수는 ABC 뉴스에 “주최 측이 밝힌 참가자 수가 사실이라면 이는 1970년 첫 번째 지구의 날(Earth Day) 이후 미 역사상 하루 동안 열린 시위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D.C.에서는 약 20만명이 집결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과학자이자 방송인으로 잘 알려진 빌 나이는 연단에 올라 “오늘 우리의 시위 방식은 베트남전 반전 시위 때와 다르지 않다. 다만 지금은 위기 수준이 훨씬 높다. 우리는 허구의 적이 아니라 공화국 자체의 종말 가능성과 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연방의원들에게 분명히 말하러 왔다. 지금 정부에서 벌어지는 일은 잘못됐다. 이 변덕스러운 대통령과 아첨꾼들의 권력 남용을 멈춰야 한다. 왕좌도, 왕관도, 왕도 없다(No thrones, no crowns, no kings)”라고 외치자 군중은 환호로 답했다.
시위 현장에 참석한 애덤 시프 연방상원의원(민주당/캘리포니아)은 “한 참가자의 ‘침묵은 동조(silence is compliance)’라는 문구가 인상 깊었다”면서 “도시의 군사화, 법무부의 남용, 과학의 해체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 오늘 전국 곳곳에서 수백만명이 목소리를 낸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뉴욕 경찰에 따르면, 뉴욕시 5개 자치구 전역에서 10만명 이상이 평화적으로 시위에 참여했으며 체포자는 1명도 없었다. 경찰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에 “대부분의 ‘노 킹스’ 시위가 순조롭게 종료됐으며 모든 교통 통제도 해제됐다”고 게시했다.
‘노 킹스(No Kings)’ 시위는 지난 6월 중순 전국적으로 열린 1차 집회를 잇는 두 번째 대규모 시위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인디비저블(Indivisible), 50501 등 여러 시민단체가 연합해 조직했으며, 뉴욕·워싱턴D.C.·시카고·로스앤젤레스 등 전국 2,600곳 이상에서 행사가 계획됐다.
ACLU의 디어드리 시펠링 정치·옹호 국장은 “이번 시위는 평범한 시민과 자원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했다”고 전했다.
시위에 앞서 구체적인 모금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부 단체는 홍보비 집행이나 유명 인사 참여 계획을 밝히며 열기를 높였다. 정치단체 ‘홈 오브 더 브레이브(Home of the Brave)’는 지난 주 초 “현지 및 전국지 광고를 포함해 시위 홍보에 100만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위에 앞서 진보정치행동위원회(Progressive Change Campaign Committee/PCCC)는 제인 폰다, 케리 워싱턴, 존 레전드, 앨런 커밍, 존 레귀자모 등 유명 배우와 가수들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후원 이메일을 통해 알리기도 했다.
PCCC는 “우리는 이민자 가족, 억압받는 유권자, 군사화된 경찰에 시달리는 지역사회, 의료보험을 잃을 위기에 놓인 가정, 그리고 트럼프 정부의 잔혹함으로 권리를
위협받는 모든 사람을 위해 거리로 나선다”고 밝혔다.
한편, 공화당 측은 이번 시위를 “미국을 혐오하는 집회”라고 비판하며 “연방정부 셧다운을 더 길게 끌고 가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