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멕시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Meta)가 플랫폼 내 아동 성착취 및 청소년 정신건강 피해를 방치했다는 의혹으로 법정에 섰다. 특히 회사 내부 연구원이 유해 메시지의 위험성을 사전에 경고했음에도 경영진이 이를 묵살했다는 정황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뉴멕시코주 법원은 10일(현지시간) 라울 토레즈 주 법무장관이 제기한 메타 상대 소송의 본격적인 심리에 돌입했다. 토레즈 장관은 메타가 알고리즘 설계를 통해 미성년자를 성적 착취 위험에 노출시켰으며, 수익을 위해 이러한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법정에 제출된 내부 자료에 따르면, 메타에서 아동 안전 업무를 담당했던 말리아 안드러스는 2020년 경영진에 보낸 이메일에서 “영어권 시장에서만 하루 약 50만 명의 아동이 부적절한 성적 메시지를 받는다”고 보고했다. 그는 당시 플랫폼의 규모가 포식자들에게 전례 없는 접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강력히 우려했다.
메타 측은 해당 수치가 개별 피해자 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당시 측정 기술의 한계로 정상적인 대화까지 포함된 보수적인 통계였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후 탐지 기술을 개선해 관련 수치가 크게 감소했으며, 청소년 보호를 위한 다양한 안전 장치를 도입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메타와 구글을 상대로 한 별도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20대 여성 K.G.M.이 제기한 이 소송은 인스타그램이 중독을 유발해 우울증과 자해 충동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한다. 이 재판은 향후 접수된 수천 건의 유사 소송에 대한 판결 지표가 될 ‘벨웨더’ 재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사법 리스크와 맞물려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도 가속화됐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의회는 14세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계정 개설을 금지하고 14~15세는 부모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그린스보로 등 지역 사회 내에서도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재판 결과가 소셜미디어 산업 전반의 알고리즘 운영 방식과 아동 보호 의무에 대한 법적 기준을 재정립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김선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