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권자 다수가 현재 국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하며 인플레이션의 주요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BC뉴스·워싱턴포스트·입소스(Ipsos)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10월 24~28일, 2,725명 대상)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미국이 심각하게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올 11월 대선을 앞두고 같은 질문에 75%가 그렇게 답했던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비관론이 우세하다.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52%가 “트럼프 취임 이후 경제가 악화됐다”고 답했고, 개선됐다고 보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자신이 “재정적으로 더 나빠졌다”고 응답한 비율도 37%로, “더 나아졌다”(18%)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응답자의 60%가 인플레이션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답했으며, 63%는 그가 “국민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61%)보다 민주당(68%)이 ‘국민과 괴리되어 있다’는 인식이 더 높았고, 전체적으로는 민주당·공화당 모두 신뢰도가 낮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도는 41%에 그쳤으며, 59%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순 지지율 –18%로, 올 2월(-8%)보다 악화된 수치다. 특히 ‘매우 부정적’ 평가는 46%로 ‘매우 긍정적’(20%)의 2배가 넘었다. 정책별로도 관세, 경제, 연방정부 운영, 외교, 이민, 범죄, 이스라엘·가자 사태 등 모든 분야에서 과반이 불신을 표했다. 경제 분야 지지율은 37%로, 트럼프 2기 들어 최저치다. 또한 64%는 트럼프가 대통령 권한을 지나치게 확대하려 한다고 지적했으며, 연방 공무원 감축(57%), 도시 순찰을 위한 주방위군 투입(55%) 등 정책 방향에도 “너무 과하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국가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응답은 흑인(87%), 히스패닉(71%), 아시아계(71%)에서 특히 높았다. 백인도 61%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도시·서버브·농촌 등 거주지역, 학력·소득 수준을 불문하고 부정 인식이 우세했다. 가구소득 5만 달러 미만층의 57%가 “경제가 나빠졌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저소득층일수록 체감 경기 악화를 크게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 문제와 관련해 47%는 트럼프가 “적절한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으나, 32%는 “국제 문제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는 46%가 “트럼프가 러시아에 너무 우호적”이라고 답했다.
미국내 범죄 문제를 “매우 심각하다”고 보는 응답은 17%로 전년보다 줄었지만, 대도시 범죄를 “매우 심각하다”고 본 비율은 29%로 여전히 높았다. 내년 2026년 중간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유권자 46%는 민주당 후보, 44%는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해 박빙 양상을 보였다. 이는 2022년 중간선거 직전 공화당이 10%포인트 우위를 보였던 당시와 비교하면 민주당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입소스의 확률기반 패널을 통해 영어·스페인어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1.9%포인트이며, 응답자 구성은 민주당 28%, 공화당 31%, 무당파 또는 기타 41%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