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IL=김선엽 기자] 미국 명문 사립대인 University of Chicago 가 중산층 가정까지 포함하는 대규모 무상 등록금 정책을 발표하면서 미국 고등교육계에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시카고대는 최근 공식 발표를 통해 오는 2027년 가을학기부터 연소득 25만 달러 미만 가정의 학부생들에게 등록금을 전액 면제한다고 밝혔다. 또 연소득 12만5천 달러 이하 가정 학생들에게는 등록금뿐 아니라 기숙사비와 식비 등 생활비까지 학교 측이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 명문대들 사이에서 확산 중인 ‘교육 접근성 확대 경쟁’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시카고대 측은 “대학 교육 비용이 많은 가정에 불확실성과 부담을 안기는 상황에서 학생 지원 체계를 획기적으로 단순화하고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대학들의 등록금은 수십 년간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텍사스 일부 사립대학의 경우 등록금과 기숙사비, 생활비를 합친 연간 총 비용이 10만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단순 ‘등록금 인상’이 아니라 장학금과 재정보조 확대를 통한 ‘실질 등록금 인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ollege Board 자료에 따르면 2025~26학년도 미국 사립 비영리대 평균 등록금은 약 4만5천 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장학금 등을 반영한 실제 부담액은 일부 상위권 대학에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브루킹스연구소 분석에서는 대형 사립 명문대 중산층 가정의 실질 순학비가 최근 5~6년 사이 약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립 명문대 역시 실질 부담액이 감소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출생률 감소에 따른 학령인구 축소, 학자금 대출 부담 증가, 대학 교육 효용성에 대한 회의론 확산 등이 대학들의 재정보조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미국 사회에서는 “비싼 대학보다 가성비 있는 대학 선택”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으며, 대학들도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사실상 무상교육 수준의 장학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학부 과정을 넘어 MBA 등 전문대학원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Harvard Business School 와 The Wharton School, University of Chicago Booth School of Business 등 주요 경영대학원들도 최근 성적 및 소득 기반 장학금을 확대하며 인재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시카고대의 결정이 다른 상위권 대학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중산층 가정 학생들의 학비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 정책이 향후 미국 대학가 전반으로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