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드, OR=김선엽 기자】 지난 15일 오후 오리건주 중부 도시 벤드의 실버레일 초등학교에서 총격이 발생해 어린이 3명과 교사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용의자인 16세 소년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마이크 크란츠 벤드 경찰서장은 이날 밤 기자회견에서 숨진 어린이가 각각 5세, 8세, 11세라고 밝혔다. 7세 어린이와 54세 교사는 중태로 지역 병원인 세인트찰스 메디컬센터에 이송됐다. 피해자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망자 유족에게 모두 통보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 12시 59분 첫 신고…3분 만에 경찰 도착
당국에 따르면 첫 신고는 오후 12시 59분께 접수됐다. 차량을 운전하던 시민이 장총을 든 남성에게 여러 차례 총격을 받았다고 신고했다. 곧이어 같은 남성이 학교로 들어갔다는 신고가 수십 건 이어졌고, 학교는 즉시 봉쇄됐다.
크란츠 서장은 용의자가 “잠긴 문에 총을 쏴” 건물에 강제로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오후 1시 2분 현장에 도착했으나, 그때는 이미 용의자가 숨져 있었다. 이후 건물 안에서 사망자 4명이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를 쓰러뜨린 것은 현장에 있던 시민이었다. 이 시민은 용의자가 학교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뒤쫓아 들어가 교전을 벌였다. 크란츠 서장은 “한 경찰관이 지역 주민이 용의자를 뒤쫓아 교전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 시민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금요일에 추가 정보를 밝힐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 용의자는 16세 벤드 주민…동기 불명
용의자는 벤드에 사는 16세 남성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름을 밝히지 않았고, 이 학교 학생이거나 관계자와 아는 사이였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하지 않았다. 일부 미 언론은 경찰이 용의자의 과거 재학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사용된 총기 종류도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복수의 법 집행 소식통은 CBS 뉴스에 산탄총이 사용됐다고 전했다. 동기도 알려지지 않았다.
수사는 벤드 경찰이 주도하는 가운데 연방수사국(FBI)과 주류·담배·화기·폭발물 단속국(ATF), 오리건주 경찰이 지원하고 있다. 캐시 파텔 FBI 국장은 FBI 현지 사무소가 현장에서 지원 중이라고 밝혔다.
■ 학생·교직원 전원 대피…인근 교회서 재회
학교 학생과 교직원 전원은 대피해 인근 교회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가족과 재회했다. 실버레일 초등학교는 유치원부터 5학년까지를 가르치는 벤드-라파인 교육구 소속 학교다. 2022년 교실 문 하드웨어 보강 공사를 받았으나, 이번 사건에서 용의자는 잠긴 문에 총격을 가해 진입했다.
■ “상상할 수 없는 비극”…주지사 “시민이 영웅적으로 개입”
스티븐 쿡 벤드-라파인 교육감은 “오늘 실버레일 초등학교에서 상상할 수 없는 비극이 벌어졌다”며 “지금 이 지역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멜러니 케블러 벤드 시장은 “우리의 마음이 무너졌다”고 했다.
티나 코텍 오리건 주지사는 “영웅적으로 개입해 더 큰 인명 피해를 막은” 시민을 칭찬하면서도, 그 행동에는 “무거운 정서적 부담”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코텍 주지사는 “모든 오리건 주민이 오늘의 상실을 애도한다”며 “어떤 부모도 이런 하루를 겪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교육구는 사건 다음 날인 16일 관내 모든 학교의 수업과 체육 행사를 취소했다. 지역 풋볼 경기 여러 건도 열리지 않는다.
■ 美 학교 총격, 올해만 149건
K-12 학교 총격 사건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초·중·고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235건이었다. 올해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현재까지 최소 149건이다. 팬데믹 이전보다는 여전히 높지만 2023년 정점 이후에는 줄어드는 추세로 보인다.
벤드에서는 2022년 8월에도 한 대형마트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당국은 이번 사건의 사망자 수 등 수치가 잠정적이며 수사가 진행되면서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