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미국 국토안보부(DHS)가 2025년 12월 26일 0시를 기해 비시민권자에 대한 ‘생체 인식 출입국 시스템(Biometric Entry-Exit System)’을 전면 시행했다. 이번 조치는 영주권자를 포함한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며, 미국의 국경 보안 및 이민 관리 방식에 전례 없는 변화를 몰고 왔다.
생체 인식 출입국 시스템은 미국이 비시민권자의 입·출국을 여권이 아닌 얼굴과 신체 정보로 직접 확인하는 통합 관리 체계로, 불법 체류·신분 도용·안보 위협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제도다. 이 시스템은 영주권자까지 포함하며, 입국과 출국이 생체 정보로 연결되기 때문에 과거보다 훨씬 정밀한 여행 이력 추적이 가능해졌다.
이번 규정의 핵심은 모든 비시민권자가 미국 입국뿐 아니라 출국 시에도 얼굴 사진 촬영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미 세관국경보호청(CBP)은 필요에 따라 지문 채취 및 홍채 스캔을 추가로 요구할 수 있는 포괄적 권한을 갖는다.
특히 기존에 14세 미만 어린이와 79세 이상 고령자에게 적용되던 생체 인식 면제 규정은 완전히 폐지됐다. 수집된 생체 정보는 DHS의 신원 관리 시스템에 최대 75년간 보관되며, 이는 향후 비자 갱신이나 시민권 신청 시 대조 자료로 활용된다.
미국 시민권 및 이민국(USCIS)은 이번 규정 시행과 맞물려 안보 우려가 높은 19개 국가를 ‘집중 관리 대상’으로 명시했다. 해당 국가 출신 영주권자나 신청자는 과거 입국 이력과 서류의 진위 여부에 대해 고강도 재심사를 받게 된다.
전면 제한(12개국):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차드, 콩고공화국, 적도기니, 에리트레아, 아이티,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예멘
부분 제한(7개국): 부룬디, 쿠바, 라오스, 시에라리온, 토고, 투르크메니스탄, 베네수엘라
당국은 해당 국가 출신자가 2021년 1월 이후 영주권을 취득했거나 입국한 경우, 보안 인터뷰를 재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민법 전문가들은 강화된 규정에 대응하기 위해 출국 전 다음 사항을 반드시 점검할 것을 권고했다.
영주권 카드 유효기간: 잔여 기간이 6개월 미만이면 즉시 갱신(I-90)해야 한다. 유효기간 임박 시 입국장에서 정밀 인터뷰 대상이 될 확률이 높다.
재입국 허가서(Re-entry Permit): 1년 이상의 장기 체류 계획 시 필수다. 허가서 없이 장기 체류 후 귀국하면 영주권 포기 의사로 간주될 위험이 커졌다.
고위험 국가 방문 이력: 19개 제한 국가를 방문한 적이 있다면 관련 증빙 서류와 사유서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준비 시간 확보: 생체 인식 및 강화된 인터뷰 절차로 수속이 지연될 수 있으므로, 평소보다 최소 3시간 일찍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일시적인 보안 강화를 넘어, 미국 이민 시스템이 ‘디지털 감시’ 체제로 완전히 전환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CBP 관계자는 “생체 정보 제공 거부 시 항공기 탑승이 거절되거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영주권 유지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선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