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달라스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 수용시설에서 지난 24일 총격 사건이 발생해 수용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에 빠졌다. 범인은 인근 건물 옥상에서 소총을 난사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당국은 범인을 29세 조슈아 잰(Joshua Jahn)으로 특정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표적을 겨냥한 폭력 행위”로 규정하고 수사 중이다. 현장에서는 “ANTI-ICE”라고 적힌 탄환이
발견됐다.
국토안보부(DHS)는 “총탄이 ICE 건물과 보안구역 ‘샐리포트(sallyport)’에 있던 수송 밴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초기 발표에서 사망자가 2명이라고 했으나 이후 정정해 사망자는
1명, 부상자는 2명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ICE 요원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이번 총격은 최근 강화된 이민 단속으로 ICE에 대한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발생했다.
전미이민변호사협회는 성명을 내고 “모든 이민 사건 뒤에는 존엄과 안전, 존중을 받을 권리가 있는
인간이 있다”며 폭력을 규탄했다. 가톨릭 이민법 네트워크(CLINC)도 “이민 공동체가 겪는 폭력과
공포를 상징하는 비극”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인사들은 정치적 폭력 종식을 촉구했다. 공화당 소속 J.D. 밴스 부통령은 “ICE를 겨냥한
집착적 공격은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텍사스 출신 테드 크루즈 연방상원의원은 “ICE와
관세국경보호국(CBP)을 악마화하는 정치적 수사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에릭 존슨 달라스
시장도 “공동체와 민주적 대화 전통에 대한 공격”이라며 사건을 규탄했다.
총격 당시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 에드윈 카르도나는 아들과 함께 면담을 위해 ICE 건물에
들어서다 총성을 들었다. 그는 “가족이 밖에 있어 두려웠지만 다행히 무사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오전 6시40분경 총격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며 범인이 볼트액션 소총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사건 직후 FBI는 달라스 교외 페어뷰에 위치한 잰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공개된 기록에 따르면 잰은 2013~2018년 매키니에 있는 콜린 칼리지에 다녔으며 과거 태양광
설치업체에서 잠시 근무한 적이 있다. 2017년 말에는 워싱턴주 합법 대마 농장에서 단기 노동자로
일한 이력이 있다. 당시 고용주는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지만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청년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ICE 시설은 달라스 러브필드 공항 인근 고속도로변에 위치해 있으며 호텔가와도
가깝다. 국토안보부는 사건 직후 크리스티 노엠 장관의 지시로 전국 ICE 시설의 보안을 한층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ICE 요원과 수용자들의 안전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며 이민
단속을 둘러싼 미국내 정치·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