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대상 환자군에는 발열성 호중구감소증(백혈구 수치가 위험할 만큼 낮아지며 열이 나는 응급 상태), 폐렴, 요로감염, 수막염 등 중증 세균 감염 환자가 포함됐다.
전체 시험에서 세페핌 투여군(1만 1,726명) 중 6.6%(778명)가 치료 후 약 30일 이내 사망한 반면, 다른 베타락탐 항생제 투여군의 사망률은 6.2%였다. 언뜻 크지 않아 보이는 차이지만, 통계 모델은 이 차이가 우연이 아니라 세페핌과 실제로 연관됐을 확률을 94.4%로 산출했다. 동료 심사를 거쳐 정식 출판된 73건의 시험(1만 5,411명)만으로 분석을 좁히자 이 확률은 98.6%까지 올라갔다.
연구진이 제시한 ‘치료필요위해수(NNH)’도 이러한 위험 신호를 뒷받침한다. 전체 데이터 기준으로는 세페핌으로 227명을 치료할 때마다 약 1명의 추가 사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으며, 동료 심사 논문만 따로 분석했을 때는 그 수치가 111명으로 낮아져 위험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세페핌을 세프타지딤이나 카바페넴 계열 약물과 직접 비교한 경우에도 사망률이 더 높게 관찰됐다.
특히 위험한 환자군은 발열성 호중구감소증
연관성은 소아보다 성인에서 더 뚜렷했으며, 소아에서는 뚜렷한 사망률 신호가 확인되지 않았다. 위험 확률이 가장 높았던 집단은 발열성 호중구감소증 환자로, 96.1%에 달했다. 흥미로운 점은 용량과 무관하게 위험 신호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12시간마다 2g 이상 투여하는 표준·고용량군의 위해 확률은 93%를 넘었고, 저용량군도 80.5%로 여전히 높았다.
“약물 자체보다 용량 조절이 관건”
같은 호에 함께 실린 논평 “Cefepime and Mortality—A Dosing Problem, Not a Drug Problem”에서 미국 UCLA 연구진은 문제의 핵심이 약물 자체가 아니라 개인별 용량 조절에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연구진 역시 단일 원인을 특정하지 못했지만, 감염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엔 부족한 저농도와, 반대로 신경독성을 유발할 만큼 과도한 고농도라는 상반된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폭스뉴스 수석 의학 자문위원 마크 시걸 박사는 이번 메타분석이 오래된 연구들을 다시 검토하는 작업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발열성 호중구감소증 자체가 해당 환자군의 주요 사망 원인이기 때문에 세페핌이 이 위험을 낮추는지 높이는지 가려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데이터를 볼 때 약물 자체보다 과소·과다 투여가 나쁜 결과와 더 밀접히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정확한 용량 결정과 치료 결과 평가에 인공지능(AI)이 활용될 여지가 있다고 제안했다.
남은 한계와 향후 과제
연구진은 이번 분석이 설계·환자군·투약 전략·비교 항생제가 제각기 다른 임상시험들을 통합한 것이며, 일부 시험은 수십 년 전 자료라는 한계를 인정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가 밝힌 것은 ‘연관성’이지 세페핌이 사망을 직접 유발했다는 ‘인과관계’의 증거는 아니라는 점도 강조됐다.
94.4%라는 수치를 개별 환자의 사망 확률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어디까지나 ‘세페핌이 사망 위험을 높이는 방향’이라는 연관성에 대한 통계 모델의 신뢰도를 나타낼 뿐, 실제 위험이 그만큼 커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세페핌은 여전히 광범위한 세균에 효과적이어서 입원 환자의 중증 감염 치료에 폭넓게 쓰이고 있으며, 특히 백혈구 수치가 위험할 정도로 낮아 감염에 취약한 발열성 호중구감소증 환자 치료에는 대체하기 어려운 약물로 꼽힌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세페핌 처방을 중단할 근거는 아니라고 분명히 하면서도, 안전한 사용을 위한 추가 지침 마련과 개인별 용량·혈중농도 모니터링에 관한 추가 연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세페핌의 부작용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혼란, 의식 저하, 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고령 환자나 신장 질환자에서 위험이 더 크다. 이번 연구는 여기에 사망률 증가 가능성이라는 새로운 경고를 더한 셈이어서, 임상 현장에서 세페핌 사용 방식에 대한 관심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