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인 김채영(가명) 씨가 은퇴하면서 사업체를 정리하여 50만 불의 은퇴 자금을 확보했다. 이 돈이 은퇴 생활의 경제적 기초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자금에서 매년 어느 정도의 금액을 빼 쓸 수 있을까? 별도의 소득원 없이 모아 놓은 은퇴 자금으로 생활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은퇴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죽을 때까지 자금이 고갈되면 안 된다는 점이다. 곶감 빼먹듯이 은퇴 자금을 빼 쓰다가 죽기 전에 은퇴 자금이 고갈되면 큰 낭패가 아니겠는가! 더구나 요즘은 은퇴 이후 내가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는 시기가 되었고, 시장 상황도 변동성이 심해 위험이 크다. 그래서 은퇴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것이 매우 보수적인 소위 ‘4% 규칙(https://www.investopedia.com/terms/f/four-percent-rule.asp)’이다. 즉, 첫 해에 은퇴 자금의 4%를 인출하고, 이후 물가 정도만 보정해서 인출하라는 것이다. 김채영 씨의 경우라면 매년 50만 불의 4%인 2만 불(!) 정도를 인출해 쓰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30년 정도는 은퇴 자금 고갈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바로 ‘4%’ 규칙이다. 하지만 고갈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은 “없다”는 뜻이 아니다. 수명이 길어지는 지금 시대에는 은퇴 후 30년을 넘게 사는 일이 드문 일이 아니다. 여전히 은퇴 자금 고갈의 가능성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게다가 50만 불이라면 꽤 큰 금액 같지만, 막상 4% 규칙을 적용했더니 1년에 쓸 수 있는 금액도 2만 불 남짓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뉴이티가 답이 될 수 있다. 상품에 따라, 그리고 몇 가지 조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인덱스 어뉴이티 상품을 이용한다면 지금 50만 불을 입금하고 매년 35,000~45,000불이라는 금액을 죽을 때까지 지급받을 수 있다. 4% 규칙을 적용할 때보다 금액도 훨씬 크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죽을 때까지”라는 말이다. 즉, 김채영 씨가 언제 사망하더라도 그때까지 이 금액이 계속 지급된다는 점이다. 수입 금액도 커지고 자금 고갈의 위험도 없어진 것이다.
이처럼 은퇴 후의 자금 활용에서 유용한 수단인 어뉴이티는 상품의 종류와 옵션이 매우 다양하고 고려해야 할 요인도 많은데 특히 다음 두 가지 조건을 짚어봐야 한다.
첫째, 일찍 사망할 경우의 보상 방식이다. 평생 수입이 보장되므로, 오래 살면 원금보다 큰 금액을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한데, 만약 원금도 다 받지 못하고 일찍 사망한다면 어떻게 될까? 위에 예로 든 상품은 이러한 경우 지정한 수익자에게 남은 금액을 지급한다.
둘째, 평생 소득을 보장하는 대신 돈을 인출해 쓸 수 있는 유동성에 제약이 있는 것이 보통이므로, 그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대개는 10년 내외의 기간을 정해, 이 기간 중 돈을 인출할 때 소정의 해약 부담금(Surrender Charge)을 부과한다. 물론, 이 기간이 지나면 제약 없이 인출할 수 있고, 해당 기간 중에도 잔액의 일정 부분(예: 10%)까지는 인출을 허용하거나, 롱텀케어로 인해 자금이 필요한 경우라면 해약 부담금 없이 전액을 인출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한편, 유동성을 최대로 제약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납입한 돈을 인출하지 못하고, 원금 이상을 받지 않고 사망한 경우에도 잔액을 전혀 돌려받지 못하는 상품도 있다. 이 과도한 제약을 완화하기 위해, 최소 기간 보장(예: 10년 이내 사망 시, 10년 차까지는 가족에게 동일한 금액 지급)이나 사망 보험금 지급 등 옵션이 제공되기도 하지만, 그러면 수입 금액이 줄어들고 여전히 유동성은 제약된다. 무슨 이유인지 한인 중에는 어뉴이티라면 으레 이렇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고, 그래서인지 어뉴이티가 널리 보급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상품은 예외적이며, 실제로는 필요 시 자금 인출도 가능하고 돈이 남아 있는 경우 가족에게 물려줄 수 있는 어뉴이티 상품이 많이 있으니, 상황에 따라 자금 고갈 걱정 없는 은퇴 수입 용도로 적극 활용되기를 바란다.
보다 자세한 내용이나 상담이 필요하시면 김선민, CFP(R),공인 재정 플랜 전문가에게 문의(703-618-0304)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