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노년층의 소득 수준이 기대수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분석 결과가 새로 나왔다.
저소득층 노인들은 고소득층보다 평균 9년 일찍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노인협의회(National Council on Aging/NCOA)와 매사추세츠대 보스턴 캠퍼스 산하 리딩에이지
장기요양·노인복지센터(LeadingAge LTSS Center)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 저소득층
노인들은 고소득층보다 평균 9년 일찍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중간소득층 노인들도 부유층보다 더 젊은 나이에 사망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가구
연소득이 약 6만 달러인 노인의 15%가 4년 연구 기간 동안 사망한 반면, 연소득 약 12만 달러
가구에서는 사망률이 11%에 그쳤다.<표 참조>
NCOA 경제복지센터의 제시카 존스턴 국장은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건강과 부를 이렇게 명확히
연결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규범을 지키며 살면 노년을 잘 보낼 수 있다고 믿어왔지만, 그런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시간대가 2018~2022년 사이 1만 가구를 추적 조사한 ‘건강 및 은퇴 연구(Health and
Retirement Study)’ 자료를 토대로 분석됐다. NCOA는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본부를 둔 비영리
단체로, 노인 복지 증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워싱턴 D.C.의 싱크탱크 ‘어번연구소(Urban Institute)’ 등에 따르면, 최근 수십년간 미국의 소득
불평등은 크게 확대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경제적 격차가 고령층의 생애 경험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NCOA는 “많은 노인들이 퇴직 시점에 의료비나 배우자 사망 등 돌발 상황을 감당할 만한 재정 여력이
없다”면서 “빈곤층 노인은 예방적 건강관리 부족, 치료비 부담, 재정 불안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으로
평균 수명이 짧아진다”고 분석했다.
연방센서스국 통계에 따르면, 노인 빈곤율은 2023년 14%에서 지난해 15%로 상승했다. 이는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존스턴 국장은 “노인들은 생필품을 살지, 약을 살지, 집세를
낼지와 같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런 선택 자체가 큰 심리적
스트레스가 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이상 미국인의 약 80%는 금융자산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으며, 예상치 못한
경제적 충격(배우자 사망, 장기요양 필요 등)에 대응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이들은 대부분 노년기에
재정 불안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스턴 국장은 “노인이 요양이나 약값을 감당하지 못하면 결국 가족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며
“이로 인한 경제적 생산성 손실이 향후 10~20년간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득별 평균 사망 연령 격차>
소득 구간 중간소득($) 사망률 평균 사망 연령
0~20% 19,560 21% 76세
21~40% 30,112 19% 79세
41~60% 46,200 18% 81세
61~80% 60,286 15% 82세
81~90% 80,400 13% 83세
91~100% 120,000 11% 85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