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N.C.=김선엽 기자] 미국인의 98% 혈액에서 검출되는 이른바 ‘영원한 화학물질(PFAS)’이 50~60대 남성의 생물학적 노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학술지 Frontiers in Aging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1999~2000년 미 보건영양조사(NHANES)에 참여한 326명의 혈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PFNA와 PFOSA 농도가 높은 50~64세 남성에서 후성유전학적 노화가 유의미하게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DNA 메틸화 패턴을 기반으로 한 12개 생물학적 시계를 활용해 노화 속도를 측정했다. 연구 책임자인 Xiangwei Li 교수는 “연관성은 뚜렷했지만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PFAS가 내분비계를 교란해 테스토스테론 감소, 정자 질 저하, 고환·신장암 위험 증가와 관련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여성은 생리·임신·수유를 통해 일부 PFAS를 배출하기 때문에 중년 남성보다 영향이 적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PFAS는 1950년대부터 방수·방유·비점착 제품에 사용돼 왔으며, 암과 갑상선 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연관성이 보고돼 왔다. PFOS, PFOA 등 일부 물질은 국제조약에 따라 퇴출 대상이 됐지만, 새로운 PFAS 계열 물질은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식수 기준 강화를 추진해 왔으나, 행정부 교체 이후 정책 방향에 변화가 생겼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가 소규모 탐색적 연구라는 점을 강조하며 신중한 해석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포보다는 실질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정수 필터 사용과 지역 수질 정보 확인 등 개인 차원의 노출 저감 노력과 함께 제도적 규제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