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올해 K-푸드플러스(+)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연간 목표 160억 달러 달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특히 한국정부가 이번 하반기 전략에서 미국 시장 공략의 축을 “아시아계 소비자”에서 “일반 소비층(메인스트림)”으로 옮기겠다고 명시하면서, K-푸드 수출의 다음 단계가 아시안 마켓 진입을 넘어선 대형 유통망 본진입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7월까지 82.5억 달러…역대 최고 실적
한국의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3차 민·관 합동 K-푸드+ 수출기획단’ 회의를 열고, 2026년 연간 수출 목표 160억 달러 달성을 위한 ‘하반기 K-푸드+ 수출 총력 대응 전략(BOOST)’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K-푸드+ 수출액은 82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하며 역대 같은 기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농산업 수출까지 포함한 수치는 83억2000만 달러(전년比 5.3%↑)로 집계된다. K-푸드+ 수출액은 2023년 121억3000만 달러에서 2024년 129억5000만 달러, 지난해 136억3000만 달러로 매년 증가세를 이어왔다.
품목별로는 라면이 7개월 만에 수출액 10억 달러 선을 넘어서며 가공식품 수출을 견인했다. 신선 과일에서도 포도가 35.0%, 배가 55.2%, 딸기가 15.7% 늘며 대만·미국·아세안 지역에서 폭발적인 수요를 이끌어냈다. 유럽연합(EU)과의 검역 협상이 타결된 열처리가금육 수출도 532만 달러로 488% 급증했다.
국가·지역별로는 미국이 11억8000만 달러(9.8%↑)로 품목 전반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고, 중국은 9억4000만 달러(6.7%↑)로 라면 중심 성장이 이어졌다. 신흥시장의 성장세는 더 두드러졌다. 전쟁 여파에도 건강기능식품 수요에 힘입어 중동(GCC)이 33.2% 급성장했고, ‘K-매운맛’ 열풍을 타고 중남미가 24.4%, EU가 18.9%, 중앙아시아(CIS)가 4.6%, 아세안이 1.6% 각각 증가했다.
아시안 마켓 넘어 “메인스트림 유통망”으로
이번 전략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법 전환이다. 정부는 최대 K-푸드 시장인 미국에서 메인스트림 시장 본격 진출을 통해 소비층을 아시아계에서 일반 소비자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K-푸드 수출이 교민·아시아계 마켓과 H마트 같은 아시안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면, 이제는 미국 주류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찾는 대형 유통망으로 무대를 옮기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라면·소스·쌀가공식품 등을 H.E.B, 크로거(Kroger), 타깃(Target) 등 현지 주요 유통채널로 확대 공급하는 한편, 대·중소기업 간 협력을 통해 25개 업체의 전통주·떡·김치 등 67개 제품을 연내 코스트코 등에 입점시킨다는 계획이다. 대기업의 해외 유통망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기업 제품의 입점 문턱을 낮추는 방식이다.
포도는 이번 하반기 전략의 상징적 품목으로 꼽힌다. 한국 신선 농산물 중 처음으로 단일 품목 ‘수출 1억 달러’를 돌파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최고품질 원물 1만2000톤(연간 목표 물량의 93%)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남미산 포도 공급이 끊기는 12~1월 공백기를 집중 공략하며, 코스트코 입점 확대 등을 통해 대미 수출 물량을 기존 대비 150% 늘어난 2700여 톤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딸기는 연말 항공 운송 여력을 확보하고 고숙도 프리미엄 제품(30톤) 시범 수출과 브라질 등 신흥시장 개척에 나서며, 배는 대미 편중(55%) 완화를 위해 대만·베트남의 프리미엄 유통망을 넓힌다.
예산 지원도 확대…판촉 행사 124건→159건
한국정부는 하반기 수출 드라이브를 뒷받침하기 위해 수출기업에 124억원의 자금을 추가 투입하고, 수출바우처 84억원을 별도로 지원한다. 글로벌 유통망과 연계한 판촉 행사도 기존 124건에서 159건으로 확대해 추수감사절·블랙프라이데이 등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을 정조준한다.
중국에서는 라면과 건강기능식품을 결합한 상품을 선보이며 티몰·징동·더우인·핀둬둬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 상설 한국식품관을 운영하고, 주문부터 배송까지 사흘 안에 처리하는 물류 일괄 시스템도 확대한다. 유럽에서는 오는 10월 파리 국제식품박람회(SIAL PARIS)에 역대 최대인 89개 업체가 참가하며, 중동에서는 아랍에미리트 코르파칸항을 활용한 콜드풀링 시범사업으로 대체 항로를 개척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이번 전략은 △대표 전략품목 총력 육성(Best Selling Items) △주력·신흥시장 타깃 공략(Overseas Outreach) △글로벌 유통망 판촉 총력전(On-site Marketing) △기업 현장 맞춤형 핀셋 지원(Support as One-team) △비관세장벽 선제 대응(Trade Barrier-free) 등 5개 분야, 15개 세부 과제로 짜였다.
남은 과제…”입점 넘어 재구매가 관건”
다만 160억 달러 목표 달성까지는 갈 길이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목표를 채우려면 연간 약 17%의 성장이 필요한데, 현재 증가율은 5%대에 머물러 있어 하반기에 성장 속도를 크게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품목·시장 편중 문제도 과제로 꼽힌다. 라면을 비롯한 일부 가공식품이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고, 신선 과일 역시 딸기·포도·배 세 품목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과실류 수출에서 이 세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었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대형 유통망 ‘입점’ 자체보다, 입점 이후 현지 소비자의 ‘재구매’로 이어지는지가 진짜 승부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정부는 이번 하반기를 신선농산물 성출하기와 글로벌 대형 쇼핑 시즌이 겹치는 ‘수출 성패를 가를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규정하고, 연말까지 남은 기간 총력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