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 미국 국내선 이용 시 여권이나 리얼ID(Real ID)가 없더라도, 18달러만 지불하면 신원확인을 받고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게 되는 제도가 추진되고 있다.
미 교통안전청(TSA)은 최근 ‘현대화된 대체 신원확인 프로그램(Modernized Alternative Identity Verification Program)’ 규정을 연방관보에 게재하며, 새로운 신원확인 방식 도입을 공식 제안했다.
이번 제도는 국내선 탑승자 중 허용된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은 승객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기존처럼 장시간 인터뷰·전화 확인 등 수동 절차를 거치는 대신, 생체인식·키오스크·자동 데이터 검증을 활용해 빠르게 신원을 확인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TSA는 이 대체 절차 이용 시 수수료 18달러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비용은 10일간 유효하며, 기간 내 여러 차례 비행하더라도 추가 비용은 없다.
TSA는 “현행 수동 신원확인 절차는 보안 요원의 시간과 공항 운영 효율을 크게 떨어뜨린다”며 “새로운 자동화 신원확인 시스템은 더 빠르고 정확한 절차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안은 2025년 11월 공개됐으며, 현재는 규정 제정 전 단계(제안 규정) 로서 시행 시기·적용 공항 등 세부 내용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일부 매체에서 “18달러만 내면 ID 없이도 비행기 탑승 가능”이라는 내용이 퍼지며 관심이 집중됐지만, TSA는 이를 과장된 해석으로 선을 그었다.
TSA는 “대체 신원확인 절차를 이용한다고 해서 탑승이 100%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얼굴 인식 및 데이터 검증이 실패할 경우 추가 확인이 필요하거나 보안구역 진입이 거부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제도는 여권·리얼ID를 완전히 대체하는 ‘신분증 없는 여행’ 제도가 아니라, “신분증을 깜빡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유료 대체 절차”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TSA는 최근 각 공항에 설치 중인 생체인식 키오스크, CAT-2 보안 장비(안면인식 + 실물 신분증 자동 매칭) 등을 통해 미국 공항 전반의 자동화·비접촉 절차를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18달러 제도가 “생체인식 기반 신원확인 시스템의 본격 도입을 위한 과도기적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공항 보안 전문가 마크 휴스턴은 “향후 미국에서도 여권·ID 없이 얼굴만으로 탑승하는 시대가 열릴 수 있지만, 현 단계에서는 ID 미소지자를 위한 유료 예외절차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시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제도는 공청회와 의견 수렴을 거치는 중으로, 실제 시행에는 적어도 수개월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또한 시행되더라도 공항별 도입 속도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TSA는 “승객은 여전히 가능한 한 정식 신분증(Real ID·여권)을 소지하고 공항을 이용해야 한다”며 “대체 신원확인 시스템은 편의를 제공하지만 규정상 신분증을 대체하는 공식 문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선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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