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루스, Ga=김선엽 기자]-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가 불러온 전례 없는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HD현대의 전력기기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이 북미 생산 거점 확대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HD현대일렉트릭(법인장 강성수)은 20일 조지아주 둘루스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위치한 HD현대파워트랜스포머(HPT) 제2공장 기공 소식을 공식화했다. 보안 및 전략적 사유로 구체적인 기공식 날짜는 비공개에 부쳐졌으나, 이는 과거 기아자동차 조지아 공장 착공 당시의 전례와 유사한 행보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제2공장 신설은 북미 전력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다. HD현대일렉트릭은 앨라배마 법인 제2공장 건립에만 약 1억 3,910만 달러를 투입했으며, 이는 단일 설비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꼽혔다.
투자의 효과는 수치로 극명히 드러날 전망이다. 제2공장은 2026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며, 투자가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는 2028년부터는 앨라배마 법인에서만 연간 약 약 7,530만 달러 이상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이번 증설을 통해 미국 내 최대 전압 사양인 765kV급 초고압 변압기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현재 북미 시장에서 765kV급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극히 제한적이어서, HD현대일렉트릭은 공급자 우위의 시장에서 압도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게 됐다.
북미 전력 시장의 호재는 AI뿐만이 아니다. 미국 정부의 제조업 리쇼어링(Reshoring) 정책과 전기차 보급 확대는 전력 사용량의 하한선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HD현대일렉트릭은 2026년 연간 수주 목표를 42억 2,000만 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며, 전체 매출 목표 또한 전년 대비 약 11% 증가한 4조 3,500억 원으로 설정하는 등 공격적인 성장을 예고했다.
HPT 관계자는 “제2공장 건설은 단순히 생산량(Volume)을 늘리는 의미를 넘어, 고객의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납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현재 앨라배마 공장의 변압기 생산 능력을 연간 110대 수준에서 2026년 이후 150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HPT는 2011년 몽고메리 진출 이후 현재 460여 명의 현지 인력을 고용하며 지역 경제의 핵심축으로 성장했다. 이번 제2공장 가동에 따라 약 50명 이상의 신규 고용이 즉각적으로 발생할 예정이며, 생산 규모 확대에 따라 추가 채용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또한 ‘모두를 위한 변화(Transformation for All)’라는 슬로건 아래 소방·경찰 장비 지원, 푸드뱅크 기부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한국 기업의 모범적인 현지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가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 경로와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린스보로를 포함한 미 동남부 지역이 새로운 테크 및 물류 거점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인근 앨라배마에 위치한 HPT의 입지적 가치는 더욱 상승했다.
AI 시대를 뒷받침할 ‘에너지 혈관’을 만드는 HD현대일렉트릭의 이번 행보는 북미 전력망 고도화 사업의 핵심 공급기지로서 입지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사진설명: 20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HD현대일렉트릭 강성수 법인장(가운데)이 HD현대파워트랜스포머(HPT) 제2공장 기공 소식에 관해 설명한 후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