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최근 연구 결과, 인공지능(AI)은 현재 미국 전체 노동력의 약 12%가 수행하는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C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직업의 자동화 가능성을 측정하는 ‘아이스버그 지수(Iceberg Index)’를 기반으로, AI가 기술·금융·의료·전문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작업을 인지적·기술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지수는 미국내 1,000개 직종, 1억 5천만명 이상의 노동자가 담당하는 업무가 AI 기능과 어떻게 상호작용하거나 중첩되는지를 시뮬레이션한 지표다. 특히 직업별 기술이 AI 능력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를 측정해, 신기술이 기존 직무와 어느 정도 겹치는지를 보여준다. 다만 이번 연구는 이미 어느 정도의 노동자가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는지, 또는 앞으로 얼마나 대체될 수 있는지를 직접적으로 예측하는데 목적을 두지 않았다. 연구진은 실제 대체 여부는 기업의 전략, 사회적 수용도, 정책 개입 여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AI가 단순히 코드 작성 등 눈에 띄는 기능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산업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활용 사례는 ▲금융 서비스 기업: 문서 처리 및 분석 지원 ▲의료 기관: 행정 업무 자동화로 의료진이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 ▲제조업체: 품질 관리 및 검수 과정 자동화 ▲물류업체: 주문 처리·배송 준비 등 이행 작업 자동화 등이다.
연구는 직업별로 필요한 세부 기술을 추출한 뒤, 1만 3,000개 이상의 AI 도구가 갖춘 능력과 비교해 분석했다. 이를 통해 AI가 인간의 업무를 보완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직무에서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정도로 변혁적 기능을 보이기도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예를 들어 AI는 서류 작업을 간소화해 간호사가 환자 돌봄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해준다. 또 소프트웨어 코드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생성할 수 있어 숙련도가 낮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업무 초점을 조정할 필요가 생긴다.
연구진은 “재무 분석가가 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문서 처리나 반복적 분석의 상당 부분을 AI가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인력 감축으로 직결되지 않더라도 직무 구조와 필요한 기술은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AI가 오랫동안 신입 졸업자나 경력 초년생의 몫이었던 업무 일부를 이미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AI 시스템은 현재 하루에 10억줄이 넘는 코드를 생성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에 따라 채용 구조를 재편해 초급 프로그래머 수요를 줄이고 있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넘어 업무 조직 방식 전반의 재편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