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근로자 10명 중 9명은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을 70세까지 미루라는 가장 흔한 재정 조언을 따르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CBS뉴사 21일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사 슈로더스(Schroders)가 최근 발표한 ‘2025년 미국 은퇴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회보장연금은 62세부터 조기 수령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매달 받는 금액이 약 30% 줄어들며 그 감소분은 평생 유지된다. 반대로 70세까지 수령을 미루면 월 수령액이 30% 이상 증가한다. 이러한 이유로 재정 전문가들은 가능한 한 늦게 연금을 신청하라고 권고해 왔다.
한 연구는 조기 신청으로 인해 평생 최대 18만 2천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슈로더스 조사(성인 1,500명 대상)에 따르면, 미국인 10%만이 70세까지 기다릴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44%는 정년 이전(67세 이전)에 연금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슈로더스의 미국 확정기여연금(U.S. defined contribution) 부문 대표 데브 보이든은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미국인에게 연금 조기 수령 결정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재정적 현실 때문”이라고 말지적다.
그는 “응답자의 70%가 연금을 늦게 신청할수록 수령액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그럴 여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많은 은퇴자들이 개인 은퇴자금이 부족해지고 있으며 은퇴 즉시 사회보장연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는 것이다.
보이든은 또 다른 이유로 사회보장제도의 미래 불안을 꼽았다. “많은 미국인들이 ‘기다리면 연금이 고갈돼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사회보장제도는 고령화로 인해 지출이 세입을 앞지르며 재정 위기를 맞고 있다.
사회보장 신탁기금은 2034년에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며 제도 개혁이 없을 경우 수급액이 약 20% 삭감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연금 지급이 완전히 중단되는 것은 아니며 일부 축소된 형태로 계속 지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사회보장세 부과 한도(현행 17만 6,100 달러)를 인상하거나 과세 구조를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 제도를 안정화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슈로더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은퇴자들은 은퇴 후 매달 5,032달러가 있어야 ‘안락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답했지만, 현재 은퇴자들의 평균 월 소득은 3,250달러 수준에 그쳤다. 보이든은 “이 격차는 더 체계적인 은퇴 준비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골드만삭스의 최근 분석에서는 젊은 세대의 4분의 3이 ‘주거비 등 기본 생활비 상승’으로 인해 은퇴자금을 제대로 저축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사회보장연금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개인 저축 여력 부족이 맞물리면서, 많은 미국인들이 단기 생계 유지와 장기 재정 안정을 놓고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