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국 중서부를 중심으로 확산된 사이클로스포라(Cyclospora) 집단감염 사태의 원인으로 타코벨(Taco Bell) 매장에서 제공된 채 썬 아이스버그 양상추가 지목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청(FDA)은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당 양상추와 연관된 전국적인 집단감염을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다.
CDC는 인디애나, 켄터키, 미시간,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 등 5개 주의 타코벨 매장에서 제공된 채 썬 아이스버그 양상추와 관련된 사이클로스포라 집단감염을 조사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 매장의 채 썬 양상추 섭취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 5개 주 집단감염과 관련해 최소 1,645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고 최소 141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다. 다만 CDC는 이와는 별도로 전국적으로 신고됐거나 조사 중인 사이클로스포라증 사례가 최대 7,000건에 이른다고 밝혔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는 타코벨 사례와 무관하게 진행 중인 별도의 조사 대상이다. 특히 미시간주에서만 3,300여 명이 확진되면서 주 사상 최대 규모의 사이클로스포라 집단감염으로 기록됐다.
FDA의 역추적 조사 결과 해당 5개 주 타코벨 매장에 양상추를 공급한 멕시코산 단일 공급업체가 확인됐다. 복수의 매체는 이 양상추가 테일러팜스(Taylor Farms)를 통해 공급됐다고 보도했다.
타코벨 측은 “보건당국과의 지속적인 협의에 따라, 예방 차원에서 일부 주의 매장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양상추를 자발적으로 제거하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해당 공급업체의 재료는 공급망에서 전국적으로 무기한 제외하고 24시간 내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회사 측은 “보건당국이 타코벨이나 특정 재료·공급업체·매장·소매업체와의 연관성을 확정한 바는 없다”는 입장도 함께 전했다.
사이클로스포라는 사람의 배설물에 오염된 물이나 비위생적인 취급을 거친 농산물을 통해 전파되는 미세 기생충으로, 살모넬라·노로바이러스·대장균 등에 비해서는 미국 내 발생 빈도가 낮은 편이다. 과거에는 라즈베리, 봉지 상추·샐러드, 고수, 바질, 대파, 콩깍지 등에서도 발병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감염되면 짧게는 2일, 길게는 2주가량의 잠복기(평균 약 1주)를 거쳐 심한 물설사, 복통, 구토, 미열, 식욕 부진,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증상이 장기화하면 탈수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항생제 치료로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전문가 “양상추 자체 위험도는 낮아…세척 등 기본 수칙 지켜야”
의료진들은 양상추를 통한 사이클로스포라 감염 위험은 실제로는 낮은 편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잎채소류를 충분히 세척해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일반적인 세척만으로는 기생충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는 만큼, 단단한 채소·과일은 전용 솔로 흐르는 물에 문질러 씻고, 세척한 농산물은 육류와 분리 보관해 도마·칼을 통한 교차 오염을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CDC는 이번 사태와 별개로 전국에서 발생하는 다른 사이클로스포라증 사례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