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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교육부 ‘전공별 성적표’ 시대 개막…대학 교육의 가치를 연봉으로 평가하는 시대 오나

대학 전공도 취업 성적표 받는다…예술·신학·사회복지계 긴장 고조

K Voice Today by K Voice Today
2026년 07월 08일
in Editor's Pick, Greensbo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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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교육부 ‘전공별 성적표’ 시대 개막…대학 교육의 가치를 연봉으로 평가하는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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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국 대학가가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연방 정부가 대학 전체가 아닌 개별 전공의 졸업생 소득과 학자금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제도를 본격 도입하면서, 대학 교육의 가치 자체를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변화는 단순히 일부 부실 대학을 정리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교육 전문가들은 “미국 고등교육이 학문의 가치보다 경제적 성과를 더욱 중요하게 평가받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졸업 후 얼마나 버는가”가 새로운 기준

미 교육부는 최근 ‘Financial Value Transparency(FVT)’와 ‘Gainful Employment(GE)’ 규정을 통해 대학 전공별 성과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이 제도의 핵심은 간단하다.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한 후 실제로 얼마를 벌고 있는지, 그리고 학자금 대출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전공별로 분석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국세청(IRS)의 소득 자료를 활용해 졸업생들의 실제 소득 수준을 추적한다. 특히 주목받는 지표는 ‘Earnings Premium(소득 우위)’이다. 이는 특정 전공 졸업생의 평균 소득이 같은 지역의 고등학교 졸업자 평균 소득보다 높은지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4년제 대학을 졸업했음에도 고졸자의 평균 소득보다 적게 번다면, 해당 전공은 학생들에게 충분한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왜 이런 제도가 등장했나

배경에는 미국 사회의 심각한 학자금 부채 문제가 있다. 현재 미국의 학자금 대출 잔액은 1조7천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수많은 학생들이 수만 달러의 빚을 지고 대학을 졸업하지만, 일부는 기대했던 수준의 소득을 얻지 못한 채 수십 년 동안 대출 상환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교육부는 세금으로 지원되는 연방 학자금이 실제로 학생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나왔는데도 경제적으로 고졸자와 큰 차이가 없다면 학생과 납세자 모두 손해 아니냐”는 것이 정부의 논리다.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긍정적 변화

이번 제도가 무조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동안 많은 학생들은 대학 선택 과정에서 막대한 등록금을 투자하면서도 졸업 후 소득 수준이나 취업 성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앞으로는 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하기 전에 졸업생 평균 소득, 평균 학자금 부채, 대출 상환 능력, 취업 성과 등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를 “대학판 소비자 보호 제도”라고 평가한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 연비와 안전등급을 확인하듯, 대학 전공 역시 객관적인 성과 정보를 공개받고 선택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교육을 연봉으로만 평가할 수 있을까

논란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대학 교육의 가치를 과연 졸업 후 연봉만으로 판단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사, 상담사, 교사, 목회자, 선교사와 같은 직업은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신학대학 역시 마찬가지다. 신학교는 원래 고소득 전문직을 양성하기 위한 기관이 아니라 교회와 지역사회를 섬길 사역자를 양성하는 곳이다. 만약 정부가 소득을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게 된다면 이런 분야는 구조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미국교육협의회(ACE)를 비롯한 여러 고등교육 단체들은 “교육의 목적을 단순히 연봉으로만 측정할 수 없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대학의 사고방식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의 진짜 영향이 당장 학과 폐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운영 철학 자체를 바꾸는 데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 대학들이 학문적 가치, 연구 성과, 사회적 기여를 강조했다면, 앞으로는 졸업생 취업률, 평균 소득, 학자금 상환 능력 등이 더욱 중요한 평가 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대학들은 이미 취업률이 낮은 전공에 대한 내부 점검과 교육과정 개편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책은 단순히 “성과가 낮은 학과를 없애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더 큰 의미는 미국 대학 교육이 앞으로 무엇을 우선시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방 정부는 학생들의 학자금 부담을 줄이고 납세자의 돈이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하겠다는 책임성을 강조한다. 반면 대학들은 교육의 가치가 높은 연봉만으로 측정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하나다. “대학은 돈을 더 많이 벌게 해주는 곳인가, 아니면 사회에 필요한 사람을 길러내는 곳인가.” 미국 대학가가 맞이한 ‘전공별 성적표 시대’는 단순한 교육 정책 변화가 아니라, 고등교육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는 역사적 실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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