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서 한 여성이 연방 법집행 차량을 들이받자 연방세관국경보호국(Customs and Border
Protection/CBP) 요원이 총을 발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CNN과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이민세관단속국(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ICE)의 대대적인 이민자 단속에 강력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민주당 주도 도시들에 대한 강경 대응을 강화하는 시점에 벌어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연방법원에 접수된 형사 고소장에 따르면, 한 CBP 요원은 자신의 차량에서 내려 여성이 몰던
차에 5발을 발사했다. 이 여성은 연방 차량에 정면으로 돌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국토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DHS)는 “해당 여성은 미국 시민이며 병원
치료를 마친 뒤 현재 연방수사국(FBI)의 구금 하에 있다”고 밝혔다. 여성과 함께 있던 또 다른
인물 역시 사건과 관련해 연방 형사 혐의를 받고 있다.
DHS의 트리샤 맥러플린 차관보는 X(옛 트위터) 게시글에서 “이 여성은 최소 10여대의 다른 차량
운전자들과 함께 법집행 차량을 들이받고 길을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발포를 “방어적
조치(defensive shots)”라고 표현하며 “여성이 반자동권(semi-automatic weapon)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고소장에는 무기 소지 여부가 명시되지 않았다.
맥러플린은 “요원들이 차량을 움직일 수 없어 내렸고, 그중 한 운전자는 반자동 무기를 들고
있었다”면서 “법집행관들은 무장한 미국 시민에게 방어적 사격을 가할 수밖에 없었다. 이 여성은
이후 스스로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DHS는 해당 여성을 마리마 마티네즈로 확인했다. 그녀는 병원 퇴원 직후 FBI에 의해
구금됐으며, 최근 요원들의 신상정보를 온라인에 유포(doxing)한 혐의로 정보당국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라고 맥러플린은 밝혔다.
또 다른 용의자 앤서니 이안 산토스 루이스도 차량 돌진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두 사람
모두 정식 기소 여부나 변호인 선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시카고 마운트사이나이병원 측은
CNN에 “연방 요원과의 총격 사건으로 다친 여성이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 영상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법집행관들은 시위대에 최루탄을 발사했으며 영상 속
시위대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거나 방패로 몸을 가리는 모습이었다. 한 여성은 취재진에게
“여기는 시카고의 브라이튼 파크다, 전쟁터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맥러플린 차관보는 “부상자는 없었다”고 밝히면서도, “프리츠커 주지사의 시카고 경찰이 현장을
이탈하고 치안 확보를 돕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녀는 “군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특수작전팀을 투입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시카고 경찰청은 성명을 통해 “사건 현장에 출동해 상황을 기록하고 인근 지역의 안전과
교통 관리를 담당했을 뿐 수사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은 최근 시카고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대규모 야간 연방 급습 작전 직후
발생했다. 이 작전은 민주당 의원들과 지역 사회의 강한 비판을 불러왔으며 주민들은 “군사
작전과 다를 바 없는 침입이었다”고 증언했다. 한 목격자는 “검은색 호크(Black Hawk)
헬리콥터가 상공을 선회했다”고 전했다.
급습 과정에서 어른과 아이들이 울부짖으며 강제로 끌려나왔고, 이 가운데 37명의 불법체류자가
체포됐다. 미국 시민도 일부 체포됐으며 이민자 부모들이 미국 시민권을 가진 자녀와 강제로
분리돼 DHS의 보호 하에 넘겨졌다고 CNN은 전했다.
이민단속에 대한 항의 시위가 격화되면서, 법집행기관이 시위대와 의원들에게까지 최루탄을
사용한 사례도 나왔다. 일리노이주 에반스톤 시장이자 연방하원 출마자인 대니얼 비스는
브로드뷰 시위 중 최루탄을 맞았다고 밝히며 “끔찍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하원 후보
캣 아부가잘레는 시위 현장에서 위장복과 전면 마스크, 헬멧을 착용한 연방 요원에게 밀쳐져
넘어졌으며 이 장면은 CNN 제휴사 WBBM이 촬영한 영상에 포착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