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N.C.=김선엽 기자] 미국 내 결제 문화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크레딧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 부담이 소비자에게 직접 전가되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카드 혜택보다 당장 눈앞의 실질적 비용을 줄이려는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벤모(Venmo)나 젤(Zelle) 등 대안 결제 수단이 카드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현금 사용이 다시 늘어나는 이색적인 풍경도 연출됐다.
최근 데이터 분석업체 J.D.파워의 조사에 따르면, 카드 결제 시 별도의 추가 수수료(Surcharge)를 부과하는 업소 비율은 35%를 기록했다. 5년 전인 2021년 5%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수치다. 이처럼 ‘카드 결제=추가 비용’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자 소비자들의 81%는 수수료 고지를 받았을 때 다른 결제 수단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현금의 귀환’이다. 특히 젊은 층인 Z세대의 35%가 카드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현금을 지니고 다니는 ‘리-캐싱(Re-cashing)’ 대열에 합류했다. 실속파 고객들이 가격 인상 부담을 피하고자 지갑에서 다시 지폐를 꺼내기 시작한 것이다.
[분석] 왜 소비자는 다시 현금과 벤모를 찾는가?
실질적 비용 절감: 카드 포인트 적립률(1~2%)보다 수수료 부과율(3~4%)이 높아 카드를 쓸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대안 수단의 편의성: 스마트폰 앱을 통한 벤모, 젤 결제는 수수료가 없거나 매우 낮아 업주와 고객 모두 선호한다.
지출 통제: 현금 사용을 통해 고물가 시대에 불필요한 과소비를 줄이려는 경향이 반영됐다.
이러한 변화는 벤모와 젤 등 디지털 대안 결제 시스템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5년간 두 서비스의 이용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젤의 경우 2025년 한 해 동안 1.2조 달러가 넘는 금액이 거래됐으며, 이는 2023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등록 계좌 수 역시 1억 5,000만 개를 돌파하며 금융 생활의 필수 도구로 자리 잡았다.
벤모의 성장세도 매섭다. 2019년 약 4,000만 명이었던 이용자 규모는 2025년 말 기준 1억 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특히 벤모는 2025년 한 해에만 3,000억 달러 이상의 거래액을 처리하며 단순한 송금 앱을 넘어 거대 결제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그린스보로를 포함한 주요 지역 내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간편 결제 도입은 이미 보편화됐다. 업주들이 카드 프로세싱 시스템 대신 QR코드를 활용한 직접 송금 방식을 선호하게 되면서, 전통적인 카드 결제 방식이 설 자리는 좁아졌다.
결국 고물가와 고수수료 압박 속에서 신용카드의 독점적 지위는 흔들리고 있다. 현금의 재발견과 대안 결제 시스템의 약진은 앞으로 스몰비즈니스 업계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수료를 피하려는 업주와 소비자의 선택이 이어지면서, 미국 내 결제 시장은 기존의 카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다변화 국면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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