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김선엽 기자]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 속 화학물질이 전 세계 수백만 건의 조산과 수만 명의 신생아 사망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뉴욕대(NYU) 의과대학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eClinicalMedicine에 발표한 연구에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인 프탈레이트(phthalates)가 2018년 한 해 동안 약 200만 건의 조산과 약 7만4천 명의 신생아 사망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특히 디-2-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와 디이소노닐프탈레이트(DiNP) 두 가지 물질에 초점을 맞춰 전 세계 200개 국가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프탈레이트는 태반 기능을 약화시키고 염증 반응을 증가시켜 조산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태반은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핵심 기관으로 기능 이상이 발생하면 조산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프탈레이트는 장난감, 음식 보관용기, 샤워커튼, 바닥재, 향수, 샴푸, 화장품 등 다양한 생활용품에 사용돼 ‘어디에나 존재하는 화학물질’로 불린다.
기존 연구에서도 임신 중 프탈레이트 노출이 증가할수록 조산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미 국립보건원(NIH) 연구에서는 임산부의 96% 이상에서 프탈레이트가 검출되기도 했다.
또 프탈레이트는 호르몬 기능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내분비 교란물질로 남아 생식기 기형, 정자 수 감소, 소아 비만, 천식, 심혈관 질환 등과도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특히 아프리카와 중동, 남아시아 지역에서 조산 관련 건강 부담이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은 플라스틱 산업 성장과 폐기물 관리 부족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분석이 프탈레이트가 조산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니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임산부와 가족들이 일상생활에서 노출을 줄이기 위한 실천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 용기 사용 줄이기, phthalate-free’ 제품 선택, 실내 환기 강화, 향료 제품 사용 최소화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규제 강화와 안전한 대체 소재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