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N.C.— 미국 달러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 대비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며 글로벌 경제 주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가 95선 아래로 추락함에 따라, 자산 방어를 위한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달러인덱스(DXY)는 미국 달러 가격을 주요 6개 통화(유로·엔·파운드 등) 대비 측정하는 지수를 말한다. 그리고 기축통화는 세계 거래·보유 자산의 표준으로 쓰이는 통화를 지칭한다.
한편 달러 약세의 가장 큰 수혜자는 미국의 다국적 수출 기업들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달러 가치 하락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으며, 외화 수익을 달러로 환산할 때 장부상 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한 달러 표시 부채가 많은 신흥국 기업들도 이자 상환 부담이 줄어들며 파산 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반면, 미국 내 수입업체와 소비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계 구매력이 약화됐고, 이는 곧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 등 수출 주도형 국가들 역시 자국 통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오르면서 가격 경쟁력이 하락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달러의 위상이 흔들리자 투자자들은 대체 자산으로 발 빠르게 이동했다.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과 은 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독일 금융감독당국(BaFin)은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신뢰도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을 권고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현 국면에서 특정 자산에 올인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달러 약세에 대응하기 위한 현명한 투자 전략은 다음과 같다: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 달러 중심에서 벗어나 유로화, 엔화 등 강세 통화와 금·은 등 실물 자산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환헤지 상품 활용: 해외 주식 투자 시 환율 변동 위험을 제거한 환헤지형(H) 상품을 통해 환차손을 방어하는 것이 유리하다.
실적 중심 투자: 환율 변동에 민감하지 않은 강력한 현금 흐름을 가진 기업이나 기술적 우위에 있는 섹터에 집중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약달러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개인과 기업 모두 자산의 ‘환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연준의 대응에 따라 외환 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선엽 기자>
그래픽 자료 출처: Macrotrends/BullionVault 기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