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 데어 카운티에서 치명적인 토끼 출혈병 바이러스(Rabbit Hemorrhagic Disease Virus type 2·RHDV2) 의 첫 확진 사례가 확인되면서, 주 전역의 토끼 사육 농가와 애완 토끼 소유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노스캐롤라이나 농업·소비자서비스부(NCDA&CS)에 따르면 이번 확진은 지난 16일 공식 확인됐으며, 1월 1일 수의사에게 검사를 의뢰한 토끼 두 마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해당 장소에서 사육되던 토끼 5마리 가운데 4마리가 폐사했고, 1마리는 회복한 것으로 보고됐다. 살아남은 토끼는 현재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한 격리 조치를 받고 있다.
RHDV2는 감염력이 매우 강하고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로, 감염 후 대부분 9일 이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폐사, 발열, 균형 감각 상실, 내부 출혈로 인한 코 주변 출혈 등이 보고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이나 다른 가축에는 감염되지 않지만, 집토끼와 야생 토끼 모두에 치명적이다.
이번 사태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내 토끼 사육 기반이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USDA) 2022년 농업 센서스(Census of Agriculture) 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에는 ‘살아 있는 토끼(rabbits, live)’를 사육하거나 보유한 농가가 약 480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식용·번식·전시·연구 목적 등으로 토끼를 사육하는 공식 농업 활동 농가 기준으로, 취미나 애완용으로 소규모 사육하는 가정은 포함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를 감안할 때 실제 토끼 사육 인구와 개체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 마틴 노스캐롤라이나 주 수의국장은 RHDV를 ‘외국 동물 질병(Foreign Animal Disease)’ 으로 분류하며, 이번 발병은 2020년 3월 미국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이어지고 있는 전국적 확산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RHDV2는 토끼 간 직접 접촉뿐 아니라 오염된 사료, 신발, 의복, 장비 등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어 방역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 방역 당국은 새로운 토끼를 들일 경우 철저한 격리 관찰를 권고하고 있으며, 설명할 수 없는 갑작스러운 폐사가 발생하면 즉시 수의사나 NCDA&CS(919-707-3250) 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RHDV2에 대해 승인된 백신이 1종 있으며, 접종 가능 여부는 지역 수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또한 노스캐롤라이나로 토끼를 반입할 경우 주간 수의 검역 증명서(ICVI) 제출이 의무화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데어 카운티 사례를 계기로 주 전역의 토끼 사육 농가와 애완 토끼 소유자들이 방역 수칙을 재점검해야 한다”며, “야생 토끼 개체군 보호 차원에서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선엽 기자>



